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굴기에 나선다. 중국 패널업체 BOE와 TV 제조사 스카이워스가 손잡고 중국산 OLED TV를 선보였다.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도 동시에 공략, LG가 주도하는 OLED TV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워스가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18회 하이테크 페어`에서 BOE 패널을 사용한 OLED TV를 공개했다.
중국산 패널을 사용한 OLED TV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나온 OLED TV는 전부 LG디스플레이가 만든 패널을 사용했다.
스카이워스는 2013년 중국 최초로 OLED TV를 선보인 회사로, 현재까지 OLED TV 7종을 출시했다. 세계 OLED TV 시장에서는 LG전자에 이어 판매량 2위다.
발표 행사에는 스카이워스와 BOE 최고 경영진은 물론 중국 정부 관계자까지 참석, 자국 TV에 관심을 내보였다. `메이드 인 차이나` OLED TV 개발을 계기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가 확보한 OLED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100%,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95%를 각각 차지한다.
중국 언론은 자체 기술 OLED TV 개발이 유인 우주비행, 고속철도망, 항공기 개발 등 중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을 이어 갈 중요한 성과라고 보도했다.
스카이워스는 BOE 패널을 탑재한 OLED TV를 내년부터 중국과 유럽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은 스카이워스가 지난해 인수한 브랜드 `메츠(Metz)`를 통해 공략한다.
중국 TV 업체들은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별화 경쟁력으로 OLED TV를 점찍었다. 자체 개발과 판매망 확충에도 나선다. 스카이워스를 비롯해 창훙과 캉자도 OLED TV를 선보였다.
중국 OLED TV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OLED TV 판매 대수는 1분기 4만대에서 2분기에 7만1000대로 급증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는 2018년에 중국이 세계 OLED TV 판매량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산 OLED 패널 장착 TV의 등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한 시장에 큰 변수다. OLED TV 시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긍정 영향이 기대된다. 반면에 당장 내년부터 패널과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 체제가 불가피하다.
국내 TV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시장에서 러에코 같은 신흥 강자가 떠오르고, 내수 TV 시장 성장률이 주춤하면서 프리미엄 TV인 OLED에 무게를 싣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이 힘을 합하면 넓은 내수 시장을 장악하며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부터 세계 OLED TV 시장이 더욱 빠르게 커질 기회 요인도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