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도 유동성이 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특허정보박람회(PATINEX) 2016`을 찾은 스티븐 리먼 오션토모 컨설턴트는 “특허가치는 유동성이 좌우한다”며 “시제품 완성과 매출 등 여타 혁신역량을 갖출수록 특허가치는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특허거래형태 진화”
리먼 컨설턴트가 제시한 `혁신유동성`(Innovation Liquidity)은 특허의 `혁신`과, 거래 용이성을 뜻하는 `유동성`을 결합한 조어다. 혁신요소가 많을수록 특허가치가 높아지고, 이러한 혁신유동성이 전체 특허시장 변화를 견인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특허거래를 세 형태로 나눴다. 시기별로 △순수특허업체(IP Pure Plays) △독립아이디어랩(Standalone Idea Lab) △구독중심혁신(Subscription Innovation) 순으로 시장에 출현했다. 먼저 순수특허업체는 자체 특허로 라이선스 계약 등을 체결해 수익을 올린다. 2000년대 초반까지 주류였던 형태로 퀄컴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독립아이디어랩은 2000년대 중반 출현했다. 모기업에서 분사한 제록스 팰로앨토리서치센터(PARC)처럼 사내 특허팀을 별도법인으로 출범하는 형태다. 몸집이 가벼워 수익화가 용이한 특징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구독중심혁신이 등장했다. 고객사가 고민을 제시하면 거래업체가 특허와 관련요소를 종합 검토한 뒤 고객사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형태다. 기업도 단순히 맞소송이나 사업화용 특허 매입을 의뢰하는데 그치지 않고 종합 전략을 요구한다. 보유특허를 매각하는 경우에는 여타 요소를 따져 수익을 최대화할 방안을 거래업체와 논의한다. `유동성`을 따져 제값을 받기 위해서다.
◇“비주력사업 특허도 철저히 수익화를”
세계 최대 화학업체 독일 BASF가 구독중심혁신의 대표사례다.
BASF 측은 특허거래기업인 오션토모를 찾아 “상용화를 포기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크린을 매각해 수익을 최대화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션토모 측은 당시 BASF가 특허 외에도 여러 혁신 요소를 보유해 혁신패키지로 묶으면 수익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유동성을 좌우하는 혁신 요소인 △시제품 △제조기술 △매출 △노하우 등 네 가지를 모두 갖춰 BASF 특허는 원활한 매각이 예상됐다.
실제 시장도 상용화 가능성 등 유동성에 주목했다. 결국 해당 포트폴리오는 지난 6월 유니버셜디스플레이에 1억달러(약 1200억원)에 매각됐다. 리먼 컨설턴트는 “BASF는 상용화가 쉬운 주요 혁신역량을 보유해 어려운 업황에서도 높은 가격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매각했다”며 “비주력사업 분류 후 혁신자산을 적극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고민한 결과”로 풀이했다.
그는 이외에 “급변하는 특허환경에서는 현재 보유하지 못한 특허를 사들이고 중요도가 떨어진 특허를 매각하는 개방적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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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