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쓰모토 히로시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이사장이 방한해 기초연구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벨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연구해야 상을 받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연구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RIKEN은 1917년 설립된 기초과학 종합 연구기관이다. 창의적인 기초연구 지향 풍토로 1949년 유카와 히데키, 1965년 도모나가 신이치로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모리타 고스케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일본 RIKEN 연구진은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고 실험실에서만 만들어낼 수 있는 주기율표 113번 원소를 2004년과 2005년, 2012년 등 3차례 걸쳐 생성시켰다. 원소기호는 `Nh`로 정해졌다. 일본이 원소에 이름을 붙인 것은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 처음이다.
일본에서도 바로 성과가 나지 않는 중장기 연구개발에 저항이 있었다. 고스케 교수가 25년 전 처음 연구소에 합류해 핵물리학 연구를 시도했을 때, 리더는 처음엔 그에게 연구가 성공하기 힘들 거라며 다른 분야로 방향을 바꾸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고집했고, 결국 리켄도 22년에 걸쳐 지원한 끝에 성과를 이뤘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용 연구개발, 상용화 프로젝트에 집중화가 계속된다.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고 국가 기술력을 즉각 높일 수 있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이다. 나름 일리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간 투자 없이 `노벨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의 연구개발은 상용화에 집중한다. 비즈니스에 필요한 연구는 정부보다 기업에 더 맡겨도 좋다. 하지만 기초원천 분야에 대한 자원 투입은 매년 성과를 측정 받는 기업이 집중하기에 힘들다.
이 때문에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 연구개발에는 기초원천 과학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 모두 원천과학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만 이 없이는 중장기 미래 기술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차곡차곡 기초는 다져야한다. 그래야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넘어 진정한 기술 대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