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공지능(AI) 세기의 대결에서 `딥젠고(DeepZenGo)`가 조치훈 9단을 상대로 179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알파고 후 프로고수와 호선 대국에서 승리한 AI 바둑이 또 탄생했다. 딥젠고와 조 9단은 각 1승 1패를 기록해 23일 치러지는 제3국에서 최종 승패를 가린다.
일본 AI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는 도쿄에서 열린 조 9단과 3번기 제2국에서 불계승을 거뒀다. 딥젠고는 알파고 등장 후 딥러닝을 적용해 고도화 했다.
대국은 조 9단이 백을, 딥젠고가 흑을 잡고 오후 1시 시작했다. 초반은 상당히 빨리 진행됐다. 조 9단이 유리한 형세를 보였다. 중반 이후 딥젠고가 전세를 역전하자 조 9단은 20분이 넘는 장고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후 조 9단과 딥젠고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했다.
양건 한국프로기사회장은 “조 9단 특기가 상대방 집에 들어가 상대 집을 해체하는 것인데, 오늘은 이 특기가 모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딥젠고 수읽기가 상당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딥젠고는 기존 몬테카를로 방식의 `젠`에 딥러닝을 적용했다. 몬테카를로 방식은 수읽기에 강하다. 딥러닝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장점이 있다.
양 회장은 “딥젠고는 몬테카를로 방식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반면, 아직 딥러닝 기술은 완벽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딥러닝 기반 알파고는 후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제3국은 23일 진행된다. 조 9단이 제1국처럼 일반적 전략을 가져갈지, 제2국처럼 특기를 활용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최종적으로 알파고 후 인간 프로고수를 이긴 AI 바둑이 또 탄생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딥젠고가 조 9단 대국 승리로 세계적으로 AI 바둑 개발 열기가 높아진다. 일본은 딥젠고를 활용한 AI 개발을 가속화한다. 한국, 중국도 AI 바둑을 활용한 AI 개발을 본격화 한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