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빠르게 느는 65인치 TV용 패널 공급을 놓고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8세대 규격에서 50·55인치 면취율이 약 80~90% 수준인데 비해 65인치는 50%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패널 수요가 증가한데다 평균거래가격(ASP)까지 상승하자 8세대 면취율을 극대화하면서 시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멀티모델글라스(MMG)를 적극 운용하는 전략에 힘이 실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널 제조사들은 65인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MMG 운용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40인치 이상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50, 55, 60, 65인치 UHD 해상도 TV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짜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10.5세대와 11세대 투자를 시작해 향후 대형 패널에 대응하기 쉽지만 8세대 라인이 전부인 한국은 기존 8세대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게 숙제다.
65인치는 10세대 이상 마더글라스 규격에서 약 80~90% 이상 면취율로 8장가량 생산할 수 있다. 반면에 8세대에서는 3장 생산에 그친다. 더군다나 면취율은 약 50~60% 수준에 불과하다. 10세대급에 비해 마더글라스 절반을 버려야 하고 생산량은 절반 이하다.
패널 제조사들은 65인치 생산량을 늘리면서 동시에 한 개 마더글라스에서 다른 크기 패널을 찍어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MMG 방식으로 패널을 생산하면 수율이 다소 하락한다. 단일 크기로 패널을 자르는 것과 달리 1개 마더글라스에 여러 크기로 배치하면 복잡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MMG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되 동시에 수율을 높이는 게 숙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LCD 가격이 상승세고 공급 증가세보다 수요 증가세가 높아 MMG 방식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게 이익 극대화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CD 가격이 하락할 때 수율까지 떨어지면 이익에 치명타지만 가격이 상승세여서 수율 하락을 감안해도 전반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32인치 패널 가격이 반등하자 8세대에서 65인치 2~3장과 32인치 6장을 생산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8세대에서 32인치 패널을 18장(면취율 92%) 생산한다. 32인치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지 않으면서 65인치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가격과 수량을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다. 60인치와 32인치를 동시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65인치 2장과 55인치 3장을 함께 찍어내는 방식도 가능하다. 55인치와 65인치 모두 시장 수요가 높은 제품군이다. 8세대에서 55인치는 6장을 생산(면취율 91%)할 수 있다. 65인치와 55인치에 모두 대응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한 관계자는 “32인치 가격 증가세가 완만해지면 MMG로 생산하는 32인치 비중을 줄이고 다른 형태의 MMG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LCD 가격이 높게 형성됐고 내년 공급 증가율이 0%에 달할 정도로 한정적인 만큼 MMG 수율을 끌어올려 단일 크기만 생산하는 라인에 MMG를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올해 50인치 이상 TV 판매 대수가 3660만대로 지난해보다 38.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31~35인치(-13.1%), 40~45인치(10.5%), 46~50인치(11.0%) 등에 비해 5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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