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등 전기차 선진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도입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입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3`, 제너럴모터스 `볼트(Bolt)` 등 신차 유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보다 반토막이 났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전기차(EV·PHEV·FCEV) 보급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434대를 기록했다.
국산 전기차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신차 효과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2253대 보급됐다. 하지만 올해 수입 전기차 보급대수는 BMW `i3`, 닛산 `리프` 등 부진으로 작년 동기 대비 51.6% 감소한 181대에 그쳤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3위를 기록한 BMW i3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판매량이 1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4%가량 감소했다. 닛산 리프도 38.6%가량 감소한 54대 밖에 팔리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1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우고 구매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구축비용으로 총 2129억원을 준비했다. 계획대로라면 3분기까지 7500대 가량 보급됐어야 한다. 하지만 전체 보급대수는 오히려 줄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까지 월 평균 4000대가량 판매해야 한다. 사실상 목표달성이 불가능항 상황이다.
반면에 미국은 올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유럽(EU)를 앞질렀다. 미국 친환경차 전문사이트 하이브리드닷컴과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11만262대로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도 작년 동기 대비 19% 성장해 올 3분기까지 총 10만5241대 전기차가 팔렸지만, 미국보다는 시장 규모가 작았다.
지난해 연간 판매에서는 유럽이 미국보다 앞섰지만, 올해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역전을 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유럽 전기차 판매는 총 14만6161대로 미국(11만4248대)보다 3만대 이상 앞섰다.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미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신차 효과 때문이다. 1위 테슬라와 GM 주행연장형전기차(EREV) `볼트(Volt)` 신차 효과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전기차 리서치업체 `EV 옵세션(Obsession)`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올 3분기까지 22만4535대(상용 제외)를 판매해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판매량을 합한 것보다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동기 13만6733대와 비교해 64%나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전기차 보급이 더뎌진 원인으로 △저유가 △장거리 전기차 기대감으로 구매 지연 △국산차 노조 파업 등을 꼽았다. 테슬라 모델3, GM 볼트(Bolt) 등 1회 충전 3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장거리 전기차 출시 예고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구매를 계획했던 많은 사람들이 내년 이후로 구매시기를 연장한 것이다. GM은 내년 초 국내 시장에 볼트(Bolt)를 출시할 예정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