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흑연 매장국인 중국으로부터 원재료를 안정되게 공급 받을 수 있습니다. 기술 장벽이 높은 그래핀·실리콘 재생 기술로 글로벌 음극재 시장을 선도할 것입니다.”
서진규 맥진정보통신 대표는 그동안 회사를 키워 온 반도체·LCD 유통업에서 리튬계 이차전지용 음극재 생산으로 주력 업종을 바꿨다. 반도체 유통으로 2014년 연매출 440억원까지 올라섰지만 자체 개발·생산력 없이 지속 가능한 기업 경영이 힘들다고 봤다. 이에 비해 이차전지는 전기차 등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게다가 그래핀 기술로 배터리 용량을 같은 크기에서 4배까지 늘릴 수 있다.
맥진정보통신은 2013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부터 3D 그래핀과 폐실리콘 재활용 기술을 이전 받아 초고효율 음극재 양산에 성공했다. 실리콘 변형을 막는 3D 그래핀과 실리콘 재생 기술이 핵심이다. 실리콘은 음극소재 가운데 에너지 밀도를 늘리는 핵심 재료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 팽창 등 구조상 한계로 넣을 수 있는 함유량은 3~4%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단점을 3D 그래핀 기술로 10% 이상 실리콘을 함유하도록 만들었다. 더구나 폐실리콘을 재활용, 그램(g)당 3만4000원이나 하는 실리콘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 자체 수급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 서 대표의 안목이 적중했다. 음극재 양산 기술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고, 원재료 공급과 시장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21일 “중국 헤이룽장성 지시시와 광물(흑연) 채굴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있다”면서 “이 합작사는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지시시의 대규모 음극재 생산단지사업을 도맡게 돼 그래핀 기술·실리콘 재생 기술 확산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원천 기술은 앞으로 시장 확장을 봐 가면서 하나하나 풀기로 했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 제안에 일방으로 끌려가기보다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협력 필요성에 더 무게를 뒀다.
서 대표는 “10만평 규모로 내년 6월에 완공되는 지시시 음극재 생산단지는 크게 흑연, 그래핀, 실리콘 재생, 차세대 음극재 4개 공장으로 구축된다”면서 “원천 기술 보호 등을 고려, 실리콘 재생 단지만큼은 한국에 유치하도록 최종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극재 고도화를 위해 희토류 추출 기술과 실리콘 기반 차세대 음극재 연구개발(R&D)에도 들어갔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