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베트남 ICT 수출 껑충...2위 미국 뒤집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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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들어 우리나라의 대(對) 베트남 정보통신기술(ICT)제품 수출액이 미국을 앞질렀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ICT 수출 2위국이던 미국이 3위로 밀려나고, 3위이던 베트남이 2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 ICT 주력제품의 베트남 생산기지가 확장되면서 당분간 베트남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ICT수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넉달동안 베트남에 59억1000만달러를 수출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 수출한 58억2000만달러보다 9000만달러가 많다.

베트남은 이미 월별 수출액에서 미국을 두 번이나 앞섰다. 지난 7월 월별 수출액 14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11억8000만달러에 그친 미국을 넘어섰다. 지난 9월에는 14억9000만달러로 14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미국을 또다시 추월했다. 미국으로의 휴대폰 수출이 극심한 부침을 겪는 사이 베트남으로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동휘 산업부 전자전기과 전문관은 “지난 7월은 베트남이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분품 중심으로 20% 이상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인 반면 미국은 휴대폰 수출이 많이 부진했다”며 “9월에도 미국은 전년 대비 증가를 보이긴 했지만 베트남 수출 호조세가 더 거셌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수출 호조세는 점점더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서 지난달까지 베트남 월별 수출액은 전년 대비 평균 30.9%씩 늘었다. 지난 1월에서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월별 수출액은 평균 34.1%로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베트남에 자리 잡은 우리 기업 생산기지가 톡톡한 영향을 미친 효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수출은 지난 1년 사이 널을 뛰었다. 최근엔 가파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미국 월별 수출액은 14.0% 감소했다. 지난 3월에는 39.9% 반짝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 다섯달(6월~10월) 동안에는 네번이나 감소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미국 시장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김 전문관은 “미국 시장에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시기에 수출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특히 삼성전자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말했다.

베트남 ICT 수출 호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ICT 수출은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베트남은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한 해외생산거점이 있다. 미국은 완제품 위주 시장으로 경기에 민감하다.

김 전문관은 “미국향(向)은 완제품 위주 품목이다 보니 시장상황이나 업체간 경쟁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반면 베트남 향은 부분품 위주고, 생산된 품목이 세계를 대상으로 움직인다. 베트남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