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외국인 女교수, 나를 괴롭힌 남학생에게 공개편지 "성차별·인종 편견 대해…"

서울대 외국인 女교수, 나를 괴롭힌 남학생에게 공개편지 "성차별·인종 편견 대해…"

서울대 외국인 교수의 공개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를 괴롭힌 서울대 학생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이라는 제목의 서울대 외국인 교수 공개편지는 지난 23일 페이스북 등 SNS에 공유되고 있다.

공개편지를 쓴 이는 서울대 외국인 교수 올가 페도렌코(39)이다. 서양인 인류학자로는 최초로 지난해 가을 서울대에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 외국인 교수 공개편지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오후 9시쯤 교내 호암교수회관 인근을 지나던 페도렌코 교수에게 한 남학생이 'coincidence(우연의 일치)'라는 영어 단어 발음을 알려달라며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에 페도렌코 교수는 "아무 외국인에게나 다가가 무작위로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거절하자 학생은 한국어로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페도렌코 교수는 편지에서 "낯선 사람이 괴롭힐 때 외국인이 취하는 행동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라며 "집에 도착해서도 불안하고 화가 났으며 두려웠다"라고 전했다.

페도렌코 교수는 "몇몇 사람은 경찰에 연락하라고 권했지만 나는 해당 학생에게 공개서신을 쓰고 이 일을 공론화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차별과 인종적 편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라고 공개편지를 작성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페도렌코 교수는 자신에게 욕설을 한 학생을 향해 "당신은 나를 한 명의 인간이 아닌 백인 여성으로 끼워 맞춰 대했다"며 "이는 다른 외국인 여성도 겪고있고 성평등 및 인권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페도렌코 교수는 "서울대가 이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세계적이고 다양성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