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라이트, 中합자법인 설립 내년으로 연기...카지노 사업 진출

세미콘라이트가 연말로 예정했던 중국 합자법인 설립을 내년 초로 연기한다. 본업인 LED칩 제조를 바탕으로 카지노 사업에 진출한다. 다음달 13일 주주총회에서 카지노, 부동산 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이 논의된다.

마제스타 카지노. =마제스타 홈페이지
마제스타 카지노. =마제스타 홈페이지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미콘라이트는 중국 화찬세미텍과 합자하기로 한 중국법인 SH라이트 설립시기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연기했다. 세미콘라이트는 SH라이트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지난달 화찬과 교환했다.

김영진 세미콘라이트 대표(오른쪽)와 루이롱 화찬세미텍 대표(왼쪽)가 10월 5일 중국 합자법인 SH라이트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 후 기념촬영했다.
김영진 세미콘라이트 대표(오른쪽)와 루이롱 화찬세미텍 대표(왼쪽)가 10월 5일 중국 합자법인 SH라이트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 후 기념촬영했다.

박은현 세미콘라이트 사장은 “법인 정관 사항을 화찬과 교환·점검하고 있다”면서 “중국 시 세금감면 혜택 논의 등으로 설립 시기는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세미콘라이트 LED사업부를 총괄한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SH라이트 자본금은 100만달러(약 11억원)다. 세미콘라이트와 화찬이 각각 51%, 49%씩 출자한다. SH라이트는 펩리스 업체로 세미콘라이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칩을 설계한다. 화찬세미텍 중국 생산라인에서 플립칩 LED를 생산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화찬이 3공장을 짓고 있는 중국 저장성 이우시에 법인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화찬은 이우시에 제3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2분기 가동예정이다. 박 사장은 MOU 교환 당시 “2018년 LED사업 매출이 갑절로 뛸 것”으로 기대했다.

세미콘라이트는 다음달 12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 추가와 주식 액면분할을 논의한다. 목적사업 변경 내용에 `카지노 관련 서비스업` `자금조달 사업` `부동산 판매·임대업` 등이 포함됐다.

세미콘라이트는 이달 NHT컨소시엄에 225억원을 출자해 77% 지분을 가졌다. 세미콘라이트는 김영진 대표가 신규 선임된 8월 이후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를 통해 모두 230억원 자금을 모집했다.

NHT컨소시엄은 이달 15일 카지노사업 업체 마제스타 최대주주가 됐다. NHT 컨소시엄 나머지 지분(23%) 65억원은 제이스테판(전 세우테크) 자회사에서 출자했다. 제이스테판은 세미콘라이트 대주주인 투자조합 SL코리아 지분 25%를 가지고 있다.

제이스테판에 따르면 NHT컨소시엄은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뉴화청여행사가 500억원(50%), 제이스테판과 세미콘라이트가 각각 250억원(25%)씩 모두 1000억원대 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김영진 세미콘라이트 대표는 “내년 LED사업 전망이 밝지 않아 신규 투자를 했다”면서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한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주주총회 정관 변경사항에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한도를 각각 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10배 올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발행예정주식 총수를 20배 늘리고(5000만주→10억주), 주식 액면금액을 5분의 1로 줄이는(500원→100원) 내용도 함께 논의된다.

김 대표는 지난달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무리하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보다 본업인 LED칩 연구에 힘을 쏟겠다고”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밝혔던 박은현 사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일신상 이유로 무산됐다.

세미콘라이트는 3분기 매출 168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각각 21%, 125% 늘었다. 세미콘라이트에서 제조한 LED칩은 대부분 패키지 업체 루멘스에서 패키징된다. 지난해 세미콘라이트 매출 97%가 루멘스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세미콘라이트 직원이 LED 칩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있다.
세미콘라이트 직원이 LED 칩을 육안으로 검사하고 있다.

루멘스는 LCD TV에서 광원 역할을 하는 부품 백라이트유닛(BLU)를 만들어 삼성전자에 공급한다. 루멘스는 3분기 1041억원 매출, 2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루멘스가 품질 문제 때문에 삼성전자로부터 클레임을 받아 적자전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