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한 `선강퉁(深港通)`이 5일 시행된다.
외국인 투자자도 중국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 267개, 중소형주 411개, 차이넥스트 203개 등 881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는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한창이다. 자산운용업계도 선강퉁에 대비한 각종 상품을 선보이며 일반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선강퉁 시행에 대비해 리서치 인력을 보강하고 분석 보고서 발간을 마쳤다. 증권사들이 주목하는 유망 분야는 단연 IT, 소비재, 헬스케어 업종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 산업재, 에너지 등 전통산업이 주를 이루는 상해 증시와는 달리 선전 증시는 IT(22%), 경기소비재(20%), 헬스케어(9%) 등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안팎으로 투자 대상 기업이 다양하다.
자산운용사들은 선강퉁 관련 상품 출시에 한창이다.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KODEX 심천 ChiNext ETF(합성)`와 `ARIRANG 심천차이넥스트 ETF(합성)`를 각각 선보였다. 선전 시장 내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 시장에 상장된 A주 100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를, KB자산운용은 중국 선전과 상하이 시장에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를 선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선전 증시를 중장기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망한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시행 당시 유동성 거품을 경험했던 만큼 성급히 투자에 나서지 않으리라는 판단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강퉁 발표는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호재지만 주가에는 일정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는 단기적 이슈라기보다는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 결심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도 이날 중견기업연합회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IT, 소비재 등 미래 유망산업과 장·단기 글로벌 증시 트렌드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면밀한 중국 정부 정책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단순 투자자 유치 외에도 중국 자본시장 전면 개방에 대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허용뿐 아니라 외국기업 상장까지도 순차로 허용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이미 중국 정부는 5~6년 전부터 외국기업 전용 시장인 국제판 개설 준비를 마치고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도 단순 투자자 유치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중국 상장, 중국 기업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등 중국 자본시장 개방에 대비한 크로스보더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