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이행에 따라 헤드폰, MP3 등 정보기술 제품 관세가 인하된다.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산브랜드 음향기기 가격인하가 예상돼 국내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기술협정 확대 이행을 위한 세계무역기구 협정 등에 의한 양허관세 규정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 MP3등 834개 품목 관세가 즉시철폐 혹은 단계적으로 3년, 5년, 7년에 걸쳐 철폐된다.
834개 항목 중 헤드폰과 이어폰, 스피커는 7년 철폐 품목으로 포함됐으며 MP3는 3년 철폐대상이다. MP3의 경우 당장 기존 8%세율에서 6%로 내려갔으며 내년부터는 4% 관세가 적용돼 현행보다 절반 줄어든다. 유선뿐 아니라 블루투스 등 무선제품도 해당돼 전체적인 가격인하가 예상된다. 과거 각 국가별로 맺은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원산지 부품에 대한 표시규정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실제 품목 가격인하가 기대된다.
정부는 가격인하로 소비자 효용이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산 음향기기 업계는 긴장한다. 업계는 외산 음향기기가 국내 대부분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수혜는 외산업체들이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음향기기 시장은 사실상 외국기업들의 잔치나 다름없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관세철폐까지는 최소 3년에서 7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헤드폰, MP3등 음향기기 시장은 소니, 젠하이저, 하만 등 외산기업이 대부분 주도권을 쥐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현재 국내 유선 헤드폰 시장에서 30%, 무선 헤드폰 시장에서 62%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 조사결과 또한 발표하기도 했다. 소니의 뒤를 이어 젠하이저, 하만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외산업체들은 아직까지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동의하는 입장이다. A사는 실제 개별 부품이 아닌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하락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산 음향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FTA를 통해 표면상으로는 낮은 세율로 들여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품 등 원산지 규정으로 인해 실질적인 FTA 혜택을 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번 관세인하가 부품이 아닌 완제품에 대해서만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가격인하 요인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