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걷잡을 수 없는 ‘SNL’ 논란, 왜 지금에서야 확산될까](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6/12/02/cms_temp_article_02181703617705.jpg)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SNL8’ 여성 크루들의 성추행 논란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왜 이 같은 문제가 유난히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일까?
케이블방송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8’(이하 ‘SNL’)은 최근 ‘비원에이포(B1A4) 캐스팅 비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며 물의를 빚었다. 해당 영상은 여성 크루들이 비원에이포 멤버들에게 달려들어 신체부위를 만지는 모습이 담겼으며, 이를 본 대중은 역차별적인 성희롱이라며 분노했다.
‘SNL’ 측과 여성 크루 중 한 명인 이세영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의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원에이포를 비롯해 앞선 방송에서 비슷한 경험을 당했던 게스트 블락비와 인피니트 등의 팬들은 국민신문고에 혐의 수사 요청을 접수했다.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왜 이제 와서 경찰조사까지 거론되며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일까. 게다가 아이돌의 입장에서는 안 좋은 이슈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며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남녀차별에 민감한 우리나라 정서상 역차별 문제 또한 끝없는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사안이다. 특히 논란을 쉬쉬하기보다 바깥으로 끄집어내 지적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대두되는 시대적 변화까지 맞물리며 성차별 문제는 과거보다 더욱 집중 받는 주제가 됐다.
최근에는 ‘여성혐오’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쓰이며 일부 여성의 비논리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이 자주 이뤄지는 환경도 어느 정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여성을 보호받아야 할 약자로만 여기지 않으며 올바른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이 재고되고 있는 상황도 한몫한다.
![[ON+초점] 걷잡을 수 없는 ‘SNL’ 논란, 왜 지금에서야 확산될까](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6/12/02/cms_temp_article_02181703614259.jpg)
당연한 말이지만, 남성과 여성이 똑같이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경우 동등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조되고 있기에, 이세영을 비롯한 여성 크루들을 향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세영의 경찰 소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원에이포는 사실 확인 차 이뤄진 조사에 이미 응했고, 블락비와 인피니트 역시 조사에 임하게 됐다. 성과 관련된 범죄는 피해자의 협의의사와 상관없이 처벌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 속,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SNL‘의 책임은 쏙 빠져있다는 것이다. 'SNL' 측은 이세영의 하차 소식에 부인했지만, 이내 “제작진은 이세영과 충분한 대화 끝에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하차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잠정 하차인 셈이다.
이세영을 비난하면서도, 이세영에게‘만’ 주목이 쏠리는 점이 우려된다. ‘SNL’은 본디 풍자를 토대로 유머를 구사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SNL 코리아’는 성적으로 개방된 내용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왔는데, 어느 순간 해학은 사라지고 자극적인 소재만 남은 상황이다.
이 영상은 여성 크루들이 남성 게스트들에 짓궂은 행동을 하는 일종의 ‘SNL식 환영식’이다. 그간 계속해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어왔다는 뜻이다. 비록 이번 영상은 방송용이 아니긴 하지만, 지금껏 보여 온 방송분을 생각하면 ‘SNL’은 성적인 요소를 다루면서 성차별과 차후 논란에 대한 고찰 및 문제의식 없이 진행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SNL’은 오는 3일 변동 없이 전파를 탄다. ‘SNL’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한 사과방송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SNL' 안상휘 CP에 향후 방송의 방향에 대해 묻자 그는 엔터온뉴스에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