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버스를 양산한다. 중국 등 글로벌 전기버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센 분야로, 후발 주자인 현대차가 얼마나 뒷심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6일 전기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양산형 전기버스 개발에 들어갔다. 내년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주행 등 테스트를 거쳐 2018년 국내외 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현대차 전기버스 생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판매 시장까지 고려한 양산 모델 도전은 처음이다. 지난 2011년 `G20 서울 정상회담` 당시 전기차 `블루온`과 함께 수작업으로 완성한 전기버스 `블루시티` 4대를 의전용으로 투입했다. 이후 2014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시장성 등을 이유로 미뤄 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대다수 국가의 자동차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버스 수요가 서서히 늘어남에 따라 시장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 전기버스는 저상형 모델로 우선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를 양극재로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51㎾h급 2개를 기본 탑재해 설계된다. 충전은 일반 플러그인 방식과 배터리 교환형 두 가지로 개발한다. 다만 중국 등 현지 시장 특성을 고려, 배터리는 리튬인산철 등도 탑재하도록 제작된다. 버스 상단에 102㎾h급 배터리를 장착하기 때문에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는 100㎞ 이상 가능할 전망이다.
또 800V로 충전되도록 설계해 충전 시간도 종전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배터리 공급사로는 LG화학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버스 개발은 두 번째지만 판매까지 고려한 양산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스팩, 출시 시기 등 자세한 시장 전략은 대외비”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현재 국내 전기버스 제작사는 대우자일버스 등이 있지만 전용 양산 라인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반면에 양산 라인을 확보한 TGM(옛 한국화이바)은 지난해 중국 타이츠 그룹에 인수됐다. 여기에 중국 비야디(BYD)와 포톤, FDG 등이 자국 시장에서 검증된 값싼 전기버스를 한국에 내놓을 계획이어서 앞으로 한·중 전기버스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