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폰 `투트랙`으로 간다

화면 2장·접히는 패널…품질 검증에 공개 시점 고심 중

삼성전자가 완전히 다른 2종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한다. `투트랙 전략`이다.

평판디스플레이를 양쪽에 배치한 `듀얼 스크린` 제품과 한 개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패널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먼저 출시해 시장 반응을 살피고 사용 홍보 전략을 명확히 설정한 뒤 패널이 구부러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두 가지 버전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부터 소규모 생산, 시장 반응을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준비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은 최근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공개한 제품과 유사하다. `프로젝트 벨리`로 불린 프로젝트다. 패널 자체를 구부리는 형태가 아니라 중앙에 접히는 힌지가 있고, 양쪽에 평판디스플레이를 배치한 모양이다. 접으면 외부에는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전자책 등으로 사용하는 태블릿 형태에 가깝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개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 양쪽에 LCD를 각각 탑재했다. (사진=닛케이아시안리뷰)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개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 양쪽에 LCD를 각각 탑재했다. (사진=닛케이아시안리뷰)

삼성전자가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을 먼저 시장에 내놓는 것은 사용자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화면이 좌우로 구부러진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했지만 소규모 생산에 그쳤다. 이후 2014년에 화면 한쪽 끝부분이 구부러진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노트엣지`를 출시했다. 업계는 갤럭시 라운드로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관련 기능에 대한 초기 사용자 반응을 살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준비하고 있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생소함을 없애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넘나드는 사용성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내놓을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하드웨어(HW) 혁신 제품이다. 패널 자체가 구부러지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폴더블폰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삼성전자는 2014년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 제품 콘셉트의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동영상은 폴더블 패널이 안쪽에 위치한 `인 폴더블` 형태지만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바깥으로 구부리는 `아웃 폴더블`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인 폴더블은 폴더블폰 개발의 맨 첫 형태에 속한다”면서 “인 폴더블 다음 단계가 아웃 폴더블”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내부로 인 폴더블 기술을 확보했고, 한 단계 진보한 아웃 폴더블 기술도 확보했다는 뜻이다.

아웃 폴더블폰은 제품을 접으면 앞뒤로 OLED 패널이 위치한다. 구부러지는 부분에도 패널이 작동한다. 제품을 펴면 태블릿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가 지난 8월에 공개한 폴더블폰도 아웃 폴더블 형태다.

지난 8월 레노버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지난 8월 레노버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공개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핵심인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일정 수준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최근 갤럭시노트7 리콜로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폴더블폰도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중국 레노버와 오포는 폴더블폰 시제품, 일본 JDI는 듀얼 스크린 형태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각각 공개했다. 레노버 폴더블폰은 대만 AUO가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레노버 폴더블폰 영상을 보면 구부리는 부분이 들뜨는 등 성능과 완벽성 면에서 양산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삼성 입장에서 완성도 높은 혁신 제품을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이는 게 숙제인 만큼 공개 시점과 출시 시기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