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국가 표준 관련 연구개발(R&D) 예산 증가분이 국제상호인정·시험평가능력 기반 구축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상호인정·시험평가능력 기반 예산은 지난 6년 동안 지속적으로 늘었다. 국가 간 기술규제 강화 등 갈수록 거칠어지는 무역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내년 정부 표준관련 R&D 예산은 541억2800만원으로 지난해 521억8500만원보다 19억4300만원(3.5%) 늘었다.
표준 R&D는 최근 정부 R&D보다 증가율이 더 가팔랐다. 우리나라 내년 R&D 총예산은 19조5000억원으로 2011년 14조9000억원과 비교해 약 23.5% 증가했다. 표준 관련 R&D는 이보다 큰 증가세인 38.1%를 보였다.
정부는 국제 상호인정을 통한 우리나라 시험평가능력 향상에 내년 표준 R&D 관련 예산을 집중 배분했다.
표준 안전기반 구축 사업 중 `국제 상호인정 시험평가능력 기반구축` 과제는 내년 165억8800만원으로 올해 141억2500만원보다 24억6300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표준 관련 전체 예산 증가분보다 많은 수치다. 내년부터 표준코디네이터·품질기반구축 과제가 다른 사업으로 통합되면서 예산이 쪼그라든 반면에 국제 상호인정 시험평가능력 기반구축 과제엔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
국제 상호인정 시험평가능력 기반구축 사업은 국제상호인정협정(ILAC-MRA) 유지와 무역기술장벽(TBT) 극복, 시험분석방법 원천기술 확보로 우리 기업 수출을 지원한다. 내년 예산은 특히 조선·해양 분야에 많이 들어갔다.
김상연 국표원 인증산업진흥과 사무관은 “해당 사업은 수출을 위한 외국 시험성적서를 상호인정해서 우리나라에서 인증 받을 수 있게 하고, 시험인증능력 향상을 위한 장비도 지원한다”면서 “내년에는 조선, 해양 분야에 40억원을 지원해 그 분야 우리 수출 기업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년 간 국제상호인정·시험평가능력 기반 구축 지원을 꾸준히 늘려왔다. 국제 상호인정 시험평가능력 기반구축 사업 예산은 2012년 75억원 규모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136억원, 내년에는 165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최근 기술 규제가 증가한 데 따른 정부 대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표원에 따르면 연도별 세계 전체 TBT 통보는 1995년 389건에서 2005년 902건, 지난해 1989건을 기록했다. 특히 2012년과 2014년 사이에는 모두 연 2000건을 돌파했다. 2014년에는 2239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상용 국표원 인증산업진흥과장은 “우리 수출기업이 외국에 진출하려면 현지에서 요구하는 시험성적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사업이 비용, 시간측면에서 해당 우리 수출기업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면서 “국내 시험능력 수준도 세계와 비교하면 부족하기 때문에 꾸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준 관련 연구개발(R&D) 연도별 예산
(단위: 백만원)
자료:국가기술표준원
*국가표준기술개발 및 보급(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 국가참조데이터개발보급사업, 국가표준코디네이터사업)
*표준안전기반구축(국제상호인정시험평가능력기반구축사업, 제품안전기술기반조성사업, 계량측정기술고도화사업, 품질혁신기반구축사업)
`국제 상호인정 시험평가 능력기반 구축 사업` 연도별 예산
(단위: 백만원)
자료:국가기술표준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