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7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L7-1이 이달 말 가동을 중단한다. 업계는 이 자리에 새롭게 들어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와 투자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그룹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이 늦어지고 있어 구체적인 장비 발주 규모와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말까지 L7-1 라인을 가동한 뒤 내년 1월부터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기존 LCD 설비 철거를 시작한다. 2월까지 설비 철거와 고철 처분 등 제반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제 업계 관심은 이 자리에 들어설 플렉시블 OLED 설비 규모에 집중됐다. 올 상반기부터 가동 중단을 예고한 만큼 연말에 설비 발주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이 늦어지고 있어 구체 일정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업계는 내년 1분기부터 설비 발주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 분기마다 월 1만5000장 규모 설비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말까지 월 3만5000장에서 7만5000장 수준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설비 투자 금액은 약 3조~6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가늠했다.
현재 L7-1 LCD 생산능력은 월 15만장 수준이다. 플렉시블 OLED는 LCD보다 사용하는 부품 수는 적지만 기존에 없던 공정을 추가하는 등 공장 부지를 더 필요로 한다. 기존 LCD 생산능력의 약 60~70%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기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새로운 부지를 추가해야 한다.
내년 1분기에 L7-1 신규 설비를 발주하면 4분기나 연말부터 장비를 입고할 것으로 보인다. 가동은 2018년 1분기를 시작으로 점차 생산 규모를 늘려나가게 된다. 매 분기마다 새로운 장비를 입고하고 가동하는 과정을 거치며 생산능력과 실제 생산량을 확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중소형 OLED 시장 약 96% 이상을 장악했다. 올해 OLED 생산량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관련 실적은 매 분기 성장했다. 올해 새로 마련한 설비가 내년 가동을 시작하고, L7-1 라인이 2018년 가동을 시작하면 OLED 사업 실적은 더 고공행진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업계는 L7-2 라인도 OLED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업 방향이 중소형 OLED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대형 패널은 중국 차이나스타(CSOT) 11세대 라인에서 일부 수급키로 한 만큼 수익성과 성장성이 더 높은 OLED 비중을 키우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VD사업부가 당장 퀀텀닷(QD) TV 등 LCD 중심으로 TV 사업을 하는 만큼 OLED 전환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VD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LCD 패널 상당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VD사업부 비중이 아직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VD 사업부가 다른 제조사에서 패널을 구매할 때 협상 경쟁력도 생긴다.
<표.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생산능력 전망 (자료= IHS, 업계 추산)>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