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 | 가요] 믿고 듣는 박원, 고단수 마음 스틸러

[ON+View | 가요] 믿고 듣는 박원, 고단수 마음 스틸러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박원에게는 독특한 특징이 한 가지 있다. 미디어 쇼케이스 때 배부되는 프레스킷에 자신이 직접 쓴 곡 설명을 담는다는 것이다. 보통 쇼케이스에서는 소속사가 ‘우리 애들 이만큼 잘했어요’하고 한껏 꾸며놓은 프레스킷을 나눠준다.

박원이 건네는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해당 내용은 온라인 음악 사이트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가사 번외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서정적이다. 곡의 가사만큼이나 박원 특유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번 앨범에서 ‘이렇게 만들어’에는 ‘그래 맞아, 네가 날 이렇게 만들어’라고, ‘하루종일’에는 ‘어떤 시기엔 사랑의 순서가 심하게 뒤틀려 있었고, 그런 그때의 노래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어젯밤에’에 대해서는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이 노래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을 위한 노래입니다’라고 말했다.

박원이 사용하는 단어, 말투 그리고 분위기 등을 통해 박원이라는 사람과 그의 노래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노래로 승화됐는지 알려준다. 노래하는 사람이 먼저 자신을 오픈하고 다가가기에, 음악을 듣는 이는 저절로 마음을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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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박원의 곡 설명뿐만 아니라, 노래 가사 또한 남다르게 다가온다. 모두 자신이 직접 썼으며, 종종 자신의 경험담을 가감 없이 풀어놨기 때문이다. 박원은 그 누구보다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었고, 또 섬세하게 리스너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었다.

노래 또한 솔직하다. 박원은 “앨범에서 한 트랙씩은 꼭 육체적인 사랑에 대해 쓰는 편이다. 지금은 정신적인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이지만, 한때는 집착할 때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쉽게 다루기 힘든 소재, 스쳐 지나갈 법한 기분과 시기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바로 박원이다.

여기에 음악을 대하는 진정성까지 더해져 박원의 노래는 더 풍부해진다. 덤덤히 자신의 감수성을 꺼내기에 즐겁게 곡 작업을 할 것 같은 박원은 이번 앨범 준비 당시 유독 힘들었다고 한다. 바로 음악에 다가갈수록 그 무게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박원은 “왜 이렇게 음악이 무섭고 힘든 걸까 생각을 하게 됐다. 유희열과 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제 네가 진짜 음악을 하는구나’ 말씀하시더라. 나도 그런 것 같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즐기고 행복하다고 하지만, 그럴려면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필요로 하는 거였다”고 털어놨다.

‘음유시인’이라는 그의 별명은 철없고도 진중한 자세, 그리고 마음 속 저 깊은 정서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덕분일 터다. 비단 비주얼적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대중의 마음을 훔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원의 음악을 들으며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순간, 어느새 마음을 뺏기고 만다. 박원이야말로 진정한 ‘마음 스틸러’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