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에 직면한 주력 산업 고도화와 구조조정도 올해 산업 정책의 큰 줄기다. 공급 과잉 업종의 사업 선제 재편 지원을 위해 올 8월에 본격 시행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조선, 철강,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주력 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처방전이다.
정부는 기업활력법 시행에 맞춰 절차 및 요건 간소화, 세제 지원 확대, 8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중소·중견기업 특별 지원 등을 포함하는 종합 지원 방안을 수립했다. 이 같은 정책 지원에 힘입어 기업활력법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업활력법을 활용한 사업 재편 계획 승인 기업은 10개에 이른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대기업이 사업 재편에 본격 나서면서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업활력법을 활용한 사업 재편 계획 승인이 거듭되면서 기업의 관심도 꾸준히 증대하고 있다. 승인 업종, 사업 재편 유형, 승인 기업 규모, 지원 요청 사항 등도 다양하다.
사업 재편 계획 승인 업종은 철강·비철금속(4개), 석유화학(2개)이 절반을 넘었다. 사업 재편 유형은 영업용 자산 양수도 7개, 인수합병(M&A) 3개다. 기업 규모는 대기업 3개, 중견기업 4개, 중소기업 3개로 고루 분포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중에 심의위원회를 한 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다. 또 석유화학, 조선기자재 업종에서 4~5개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15개 안팎의 승인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12일 “석유화학, 조선 업종의 구조조정은 매월 업계와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기업활력법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도 늘고 있어 연말까지 약 15개 기업이 사업 재편 계획을 승인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기업활력법이 올해 8월 본격 시행했음을 감안하면 일본보다 사업 재편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조선, 철강,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했다. 공급 과잉으로 위기를 맞은 이들 업종의 수요를 창출하고, 차세대 신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조선 산업은 군함, 경비정 등 공공 수요의 조기 발주와 함께 고강도 자구 및 사업 재편 노력을 병행한다. 철강과 석유화학도 공급 과잉 품목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지원하고, 고부가 제품에 대한 신규 R&D 기획 등을 연내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