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본격화' 새누리 친박 VS 비박…서로 탈당 요구 "네가 나가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이후 새누리당 친박과 비박 간의 진흙탕 싸움이 본격화 되고 있다.
오늘(12일) 친박계 당 지도부와 비박계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각각 언론 앞에서 서로의 탈당을 요구하며 정면충돌했다.
친박은 11일 심야회동을 갖고 김무성·유승민 두 의원을 거론하며 비박계와 결별을 선언했다.
당내 ‘혁신과 통합연합’을 출범시키기로 결의했다. 이정현 대표 등 현 지도부 퇴진 이후에도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심야 회동에 참석한 친박계 의원은 41명이지만 위임장을 제출한 의원 10명을 합하면 총 51명이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또한 이 모임의 공동대표로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를 선임했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12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소위 ‘최순실의 남자’ 명단을 발표, “즉각 당에서 떠나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날 소위 “최순실의 남자”라며 ‘친박 8적’을 규정하면서 이정현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과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 또 김진태 의원을 거명했다.
비시위는 다만 정진석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재신임의 뜻을 모았다.
비시위는 친박을 향해서는 보수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세력으로 규정한 상태이다. 황 의원은 이날 “친박계가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친박은 비박을 향해 분파주의적 행동으로 해당 행위를 했다고 반격했다. 친박계 모임 대변인을 맡은 민경욱 의원은 “28만 당원들이 뽑아준 지도부를 신임하지 않아 협상력을 바닥냈다”고 반발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출범 4년 만에 당이 해체될 위기까지 몰리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순실 사태 이전부터 대표 보수당으로서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했다는 위기감이 있었고, 중요한 안건마다 의견일치를 보이지 못해온 친박과 비박이 함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를 위시한 원내지도부가 이날 오후 총사퇴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친박 지도부와 비박계 의원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충돌하는 와중에 정 원내대표가 전격 사퇴를 발표한 것이 친박 지도부에 부담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정현 대표 또한 오는 21일 사퇴를 앞두고 있어 이후 당내 양대 세력의 대립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