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성과의 완성은 기업 이전을 통한 상업화입니다. 연구기관이 내놓은 훌륭한 연구 결과를 기업이 활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성공시키는 일이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국내 연구기관의 상용화 단계 기술을 확인하고 기업 신성장 동력 확보를 돕기 위한 `테크비즈코리아 2016`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홀에서 개막했다. 전자신문사가 2011년부터 6년째 지속하는 연구기관·기업 간 소통 마당이다.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개막식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공공기관이 매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만 모든 기술이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행사가 기술사업화 성과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신용현 의원(국민의당)은 “과학기술 연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스핀오프, 파생기술 기술화가 중요하다”면서 “출연연도 기업과의 만남을 통해 사업화에 대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를 비롯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전자부품연구원(KETI),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기계연구원(KIMM),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화학연구원(KRICT), 한국과학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조폐공사 등 총 19개 출연연과 연구기관·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정보통신기술(ICT), 첨단 제조업 등 각 산업 분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100여개 상업화 기술을 선보였다. 13일 오후부터 시작한 기관별 기술 설명회는 14일까지 이어진다.
◇더 빠르고 더 얇게, 첨단 ICT 요소 기술
첨단 정보통신 분야로는 이동통신, 사무자동화(OA), 웨어러블 관련 필수 요소 기술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TRI는 휴대폰 단말기로 기가급 대용량 콘텐츠를 수 초 내에 전달할 수 있는 `초고속근접통신(Zing)`기술을 내놨다.
전송 속도가 3.5Gbps로 기존의 근거리무선통신(NFC)보다 약 8000배 빠르다. 1기가바이트(GB) 영화 한 편 전송에 걸리는 시간이 3초에 불과,. 휴대폰 단말기 제조 관련 업체들의 이목을 끌었다.
KISTI는 빅데이터 고속분석 시스템 `투픽스(TuPiX)로 OA 솔루션 관련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다. 각종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전에 자체 알고리즘을 통한 전 처리 과정을 거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분류 및 통합 과정을 거쳐 기존의 데이터베이스(DB) 관리시스템보다 처리 속도를 70분의 1로 줄였다.
빅데이터 기반의 업무 부담,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관련 제품화의 전망도 밝은 것으로 평가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10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소재를 사용한 `초박형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를 소개했다. 얇고 유연해서 각종 소형화 기기, 웨어러블 기기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듈 뒷면에 금속층을 도포해 초박형 소자의 결점인 내구성 문제를 해결, 큰 주목을 받았다.
◇효율성·경제성 극대화한 제조업 사용화 기술 선보여
효율성과 경제성이 극대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적은 원료로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기존보다 성능이 월등히 높은 제품 제조 기술이 각광을 받는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솔비톨 연속 제조 기술`은 소량의 촉매로 솔비톨을 대량 생산,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해 온 루테늄 촉매를 5%만 사용해도 고순도 솔비톨을 제조할 수 있다.
솔비톨은 식품류, 화장품, 의약품 등에 두루 쓰이는 화학 성분이다. 전 세계에 연간 200만톤, 국내에서만 5만톤이 소비되는 등 경제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화학연은 에너지 절약형 냉난방을 위한 수분흡착제도 소개했다. 기존의 흡착제 대비 흡착량을 2~4배 늘리고, 소재 재생 온도는 섭씨 70도 이하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흡착 소재 재생 온도는 150~200도에 달해 생산 공정에서 많은 에너지 비용이 소모될 수밖에 없었다.
UNIST는 `내충격성 강화 방탄용 케블라 직물 코팅 방법 기술`을 선보였다. 케블라 섬유에 산화아연 코팅 층을 입혀서 성능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든 케블라 소재는 기존 소재 대비 60% 이상 높은 내충격성을 나타냈다. 군수물자, 방호용품, 자동차, 항공 우주 분야의 금속 대체재로도 쓸 수 있어 관련 분야의 신소재 제품 개발에 용이하다.
◇늘어나는 친환경 제품 수요, 국내 기술로 구현
전 세계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규제 확대로 친환경 소재 및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연구기관이 개발한 친환경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친환경 구현 알루미늄 합금 기술`은 그동안 주형에 쓰이던 `바인더`를 바꿔 환경오염을 막는다. 기존의 유기바인더에는 페놀,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환경오염 물질이 사용돼 논란이 됐다.
생기원은 유기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무기 바인더를 개발, 기존 환경오염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원천 차단했다. 특히 원료물질 재생이 쉬워 설비 비용 역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샀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칼코게나이드계 나노입자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소개했다.
기존의 나노 양자점 소자는 납과 같은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서 환경오염, 인체 중독 우려가 컸다.
화학연은 소자의 세포 독성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상황이다.
칼코게나이드는 자외선부터 적외선 영역까지 강한 흡수 파장을 지녀서 태양광 전지 효율도 높다. 광센서, 발광형 생체 진단 조영제 등에도 폭넓게 쓰임으로써 특히 미래 소자 소재에 적합하다.
◇고령화 시대 실버산업 선점할 첨단 의료 기술
고령화 사회에서는 의료 분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서 환자 진료·이동에 유용한 의료기기를 대거 선보인다. 연구원의 기계 기술을 접목시킨 `간병인 보조용 환자이동 로봇`이 그 가운데 하나다.
환자이동 로봇은 환자 상·하체를 두 쌍의 기계 팔로 지지,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이동을 돕는다. 이 로봇은 주변의 조력 없이 기기 단독으로 환자를 지지하는 게 가능하다.
`영상진단 의료로봇 시스템`은 수백㎞ 떨어진 원거리에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기기다. 병원 전문의가 환자 몸에 올려놓은 로봇을 조정, 초음파 영상을 전송받을 수 있도록 한다. 먼 지역 환자, 이동이 어려운 환자 유치를 늘릴 수 있는 기기로 의료 관련 관계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참여기관 기술 설명회 일정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