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해 내년도 사자성어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제시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이다. 사기 항우본기에 나오는 말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비유한 말이다.
13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함께 경제 콘트롤타워가 하루 빨리 확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공급과잉 업종인 해운업 선제 구조조정 실패사례 등을 지적하며, 정부가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경제정책을 시행해왔기 때문에 경제 부담을 더욱 가중시켜왔다고 비판했다.
대기업에 `대마불사`식 지원을 집중하고, 이는 최근 정권 차원에서 불거진 대기업과 정경유착으로 확대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19대 대통령 선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의 선거공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정책 과제 발굴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 시장 경제 구축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계도 필요하다면 범중소기업계 참여하는 `위기극복위원회(가칭)`를 만들어 국가위기를 극복하는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제안한 위기극복위원회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다. 더이상 정부 당국자에게만 경제 문제를 맡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왔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은 인재가 오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를 쓰고, 사회적으로는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백수가 양산된다”며 “일자리문제와 내수활성화 모두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이 생각하는 내년 경제 전망도 밝혔다. 10곳 중 9곳(87.8%)은 내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봤다. 중소기업이 예상하는 2017년 경제성장율은 2.2%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성장률 전망치(2.6%)보다 낮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경영환경을 의미하는 단어로는 `실패에 굴하지 않고 재차 시도한다`는 `권토중래`를 선택했다. 대내외 고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해로 진단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