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선인인 증권사가 성장성이 있다고 인정한 기업에 코스닥시장 상장 길이 열린다. 이른바 `테슬라 요건`인 적자 기업 상장도 내년부터 가능하게 된다.
14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역동적인 자본시장 구축을 위한 상장·공모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을 개정해 내년 1월 시행한다고 밝혔다.
상장주선인 추천 특례상장을 도입하고 적자 기업 진입요건 신설 등 진입제도를 개편하고, 이에 따른 상장 관리제도를 정비한다.
우선 상장주선인(증권사)이 추천하는 특례상장제가 도입된다.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확대해 증권사가 성장성이 있음을 인정해 추천하는 기업도 상장예비심사청구를 허용한다. 대신 상장주선인의 책임을 강화해 상장 후 6개월간 상장주관사가 일반청약자에 대해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부여한다.
적자 기업도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과 성장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면 상장할 수 있게 된다.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이고 직전 매출액 30억원 이상이면서 직전 2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등의 요건은 충족해야 한다.
테슬라 요건이라 불리는 적자 기업 상장은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0년 창업 7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한 사례를 본따 이름 붙여졌다.
이익이 나지 않는 상태를 감안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 폐지조건 중 매출액 등의 일부 요건은 상장 후 5년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거래소는 또 외국기업과 대형법인에 대한 상장 요건도 정비했다.
외국기업에도 테슬라 요건 등을 동일하게 적용하되 최대주주, 상장주선인, 회계법인의 책임 수준은 더 높였다. 최대주주와 상장주선인의 보호예수기간을 종전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렸으며 반기 검토보고서만 제출했던 회계법인에는 분기 검토보고서도 추가 제출토록 했다.
경영실적이 우수한 우량 대형법인에는 기업계속성 심사를 면제하고 심사기간을 단축하는 신속상장제도를 도입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상장 방식을 추가함으로써 성장성 있는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면서 “코스닥시장도 성장성·기술성을 갖춘 국내외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면서 모험자본 회수시장이라는 기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