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가 421.4km/h를 기록했다. 2004년 12월, 한국형고속열차가 목표 속도인 350km/h를 넘어선지 8년 만에 이룬 성과다. 우리나라는 프랑스,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빠른 고속철도 기술을 갖췄다.
우리나라 철도 증속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었던 김기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 원장은 `죽기 전에 알아야할 5가지 물리법칙`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책은 새로운 사고,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한다. 뉴턴, 볼츠만, 플랑크,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등 물리학자들이 어떤 시대와 환경에서 성장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구축했는지 알기 쉽게 설명했다. 물리학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일반적인 인식도 전환시켰다.
김 원장은 연구자에게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사고의 전환`을 꼽았다. 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개발한 기술을 다시 우리 생활에 쓰도록 상용화하는 것이 연구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물리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창조해낸 과정은 우리의 기술 개발과정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을 기반으로 새로운 역학 패러다임에서 기계기술과 토목, 전기기술이 생겨났고, 오늘날 우리는 우주여행까지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 수많은 선배들이 쌓아놓은 다양한 이론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우리 연구자들은 오늘도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생각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과 함께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융복합 연구를 강조했다. 새로운 것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과학과 기술을 결합하는 창의력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 원장은 철도연 연구자들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목표는 미국 앨런머스크의 하이퍼루프 개념을 뛰어넘어 비행기보다 빠른 최대 1,000km/h로 주행하는 아음속 캡슐트레인 개발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속도이다.
김 원장은 “무수한 난관과 시련이 기다리지만 계속해서 달려갈 것”이라면서 “끊임없이 꿈꾸고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바로 연구자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