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표면온도 1900년 이후 최고"

북극 표면 온도가 190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4일(현지시간) 타임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 9월 측정한 북극 해빙 크기. 오렌지색깔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크기로, 그만큼 북극 해빙이 줄었음을 뜻한다.
올 9월 측정한 북극 해빙 크기. 오렌지색깔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크기로, 그만큼 북극 해빙이 줄었음을 뜻한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북극 기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돈 페로비치 다트머스 대학 박사는 “11년 전 최초 보고서가 발간될 때 북극이 변화를 속삭이기 시작했다”며 “이제 지금 당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북극 지역 온도가 지구 다른 지역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면서 북극 전역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북극 육지 지역 연평균 온도은 1900년 대비 3.5℃ 상승했다. 지난해 10·11월, 올 1·2월에는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겨울철 온도가 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NOAA는 가파른 온도 상승으로 북극 지역의 빙하와 눈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봄 북극 지역 적설량은 196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빙하 면적이 위성 기록이 시작된 1979년 이래 가장 좁아졌다. 1981~2010년 평균 대비 28% 좁은 면적이다.

다년생 빙하도 크게 줄었다. 1985년까지 전체 빙하의 45%를 차지하던 다년생 빙하는 22%까지 줄었다.

NOAA는 해빙 현상으로 인한 손실이 인간 활동의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NOAA 관계자는 “선박 및 시추 작업을 위해 북극에 접근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며 “올 여름에는 북극 항로를 통해 북극에 접근하는 여객선 수가 1000개가 넘을 정도”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극 해빙 가속화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급격한 기상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NOAA 관계자는 “더 많은 탄소가 해수에 흡수되면 일련의 화학반응을 통해 탄산칼슘 광물 양을 줄일 수 있다”며 “산호, 달팽이, 굴과 같은 일부 생명체가 건강하게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