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아파트 전기차 충전기 2차 공모에 서울서 40% 몰려

서울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기차 충전기 잠재 수요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기차 충전기 구축사업에 참여한 약 600개 아파트 단지 중 서울지역 비중이 4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서울이 앞으로 전기차 판매 시장에서도 성장여력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내 한 주차장에서 전기차 이용자가 충전을 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주차장에서 전기차 이용자가 충전을 하고 있다.

1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최근 선착순 마감한 전국 공동주택 대상 `고정형 충전인프라 구축 2차 공모사업` 신청 단지가 모두 59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1차 공모에 참여한 366곳에 비해 70%나 늘었다.

1차 공모 때 신청단지가 가장 많았던 경기권(26%)은 18%(111개 단지)로 줄었고, 서울은 234곳으로 1차 때(73개 단지)보다 세배 이상 늘었다. 995만명 인구 서울이 1268만명 경기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결과다. 또 올해말 전기차 누적보급 5000대 돌파를 앞둔 제주 신청단지는 35개로 비교적 낮았다.

서울 신청단지 급증은 내년 국내외 다수 전기차 모델 출시에 따른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주거형태도 작용했다.

서울시는 지난 10·11월 일선 구청와 함께 해당 지역 아파트단지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단지별로 배포하기도 했다.

한전은 전국 공동주택 신청단지가 몰리면서 1·2차 공모에서만 500억원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사업비(950억원) 중 절반으로 이르면 3·4차 공모에서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모단지 대부분이 단가가 높은 급속충전기(50㎾h급) 위주로 신청을 냈다. 남은 예산을 고려하면 2000곳 안팎에 공동주택 충전기 보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충전기 선호도에서는 공사비까지 3000만원이 넘는 급속충전기(50㎾h급)가 447개에 달했다. 300만원 안팎 완속충전기(7㎾h급)는 1238기로 집계됐다. 단지 유형별로는 1000세대 미만 아파트 단지가 7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1500세대 이상 대형 단지는 10%, 100가구 미만 연립주택·빌라는 약 5%로 집계됐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설치한 충전기와 달리 실제 수요자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공동주택 비율이 높은 서울·경기권에서 전기차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 실사에서 수전용량 등 자격 미달 공동주택도 적지 않기 때문에 1·2차 신청단지 962개 중 20~30%는 탈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단지 전기실부터 충전기 설치 장소까지 거리가 멀거나, 주차장이 아닌 외부에 설치를 요구하는 무리한 신청 요구는 자재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