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술, 창조 신사업으로 도약 ]<상>전문인력 양성 사업 성과

뿌리산업은 제조업 성장의 기반이다.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공정 기술을 통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 산업이다. 중소기업청의 `뿌리기술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은 상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뿌리산업 기업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정부의 주요 정책과 우수 지원 사례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왼쪽)가 석주환 우진에코텍 사장에게 작업 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왼쪽)가 석주환 우진에코텍 사장에게 작업 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뿌리산업은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제품 품질 경쟁력 확보에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뿌리산업 기업은 2만6000여개로 전체 제조업의 7.6%를 차지한다. 고용 인원만 42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3D 업종이라는 인식과 낮은 임금 수준에 따른 전공자, 청년층의 취업 기피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젊은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외국인 고용이 늘고 있다. 기술과 노하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 저출산 문제도 뿌리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의 `뿌리기술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전문 인력을 양성해 뿌리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 분야 중소기업의 재도약을 지원한다.

지난 2010년 국가 비상경제대책위원회가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수립, 2년 후 `뿌리산업 진흥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토대가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뿌리기술 전문 기업 지정 요건과 중기청의 지정 요령을 중기청 운영 요령으로 일원화, 사업 추동력을 얻었다.

올해 중점 추진 과제는 △뿌리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 △선진 뿌리기술 강국 벤치마킹을 통한 뿌리기업 경쟁력 강화 △뿌리기술 명장의 우수 노하우 확산 기반 구축이다.

이를 통한 사업 성과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 명장, 대한민국 품질 명장, 우수 숙련기술자(9년 이상)를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로 선정해 이들이 생산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서 기술 노하우와 개선 사항 등을 전수하며 단기간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가 나왔다.

김주화 중기청 기술협력보호과장은 18일 “다양한 뿌리산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뿌리산업 강국으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뿌리산업이 인재 양성 및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올해 90개 뿌리기업과 20개 특성화고에 전문가를 매칭시켜서 전문 컨설팅 교육, 현장형 정보, 기술 교류를 통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특히 뿌리기술 전문가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전승, 전수 기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우진에코텍(대표 석주환)이 대표 사례다.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오른쪽)가 우진에코텍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오른쪽)가 우진에코텍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에코텍은 용접 철망 등 철선 제품을 가공, 하천이나 도로 옹벽에 사용되는 토목 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용접 기술에 애로를 겪다가 중기청 `뿌리기술 전문 인력 양성 사업`에 도움을 신청했다. 전문가 조언으로 용접 기술이 개선되면서 불량률이 20% 감소했고, 공신력이 확보돼 10%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석주환 우진에코텍 사장은 “사업에 참여하기 전에는 용접 품질이 기계의 청결도나 기본 관리 등으로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코칭을 통해 여러 변수에 따라 품질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석 사장은 “싱글 PPM, 공정능력지수 등 과학 관리 기법을 채택해 기술력을 보강하고 새로운 기술 혁신을 추진해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사업이 앞으로 계속 확대돼 더 많은 뿌리산업 기업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왼쪽)과 석주환 사장이 용접 기술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왼쪽)과 석주환 사장이 용접 기술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우진에코텍을 코칭한 최재국 뿌리기술 코칭 전문가(용접 분야)는 “우진에코텍이 오랜 업력과 설비 등을 갖추고 있음에도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다양한 조건 설정이 필요했다”면서 “그러나 기존 경험에만 의존해 왔다”고 진단했다.

최 코칭 전문가는 “국내 뿌리 기업은 과도한 경쟁 구조 및 수익성 악화로 인해 기술 개발 연구 의욕 저하 등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면서 “뿌리기술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을 확대, 기능인력 양성과 함께 뿌리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