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발표 후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한류 콘텐츠 업계는 체감하고 있다. 문제는 한한령(限韓令)은 중국 콘텐츠 관련 기업에도 피해를 미친다. 중국 업체들이 최근 2년 동안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는 올해 SM엔터테인먼트에 355억원(지분 4.0%)을 투자했다.
텐센트와 협력 업체 웨이잉스다이도 YG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각각 3000만달러, 5500만 달러(지분 8.2%)를 투자해 3·4대 주주로 올라섰다. 초록뱀미디어의 경우 중국 DMG그룹이 25.57%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그런데도 중국은 한류 열풍 제지에 나섰다. 한국 연예인이 등장하는 TV 광고가 차단됐다. 한·중 투자로 제작된 드라마도 줄줄이 TV 방송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수입 규제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올해 4월 행우세를 폐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항저우 내 국제전자상거래 종합시범구 입주 기업(총 2381개사)이 최근 1년 동안 거둔 월평균 거래액은 3억5000만위안에 육박했다. 그러나 정책이 바뀐 직후인 4월 거래량이 57% 줄었다.
같은 기간에 장저우 보세물량구도 대한국 수입량이 50% 넘게 감소했다. 장저우 보세물량구는 온라인을 통해 국내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화장품 전체 물량의 70% 이상을 책임진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한류 금지 조치에 대해 “한한령은 들은 적이 없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대해 왔고, 자국 여론 역시 불만이 높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18일 “중국의 한류 때리기는 사드 배치 결정 이전부터 조금씩 진행돼 왔다”면서 “중앙정부가 자신들 입장을 암암리에 흘리면 지방정부가 알아서 제재를 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국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한 중국 투자회사
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