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신인 걸그룹이 살아남기에 가요계는 척박하다. 여자친구처럼 ‘꽈당 영상’으로 주목 받거나, 블랙핑크·트와이스처럼 든든한 기획사가 배경으로 있거나, 아이오아이(I.O.I)처럼 방송 기획용으로 시작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대중에 각인된다.
2016년에만 수많은 걸그룹이 컴백했다. 베리굿, 마틸다, 에이디이, 소나무, 씨엘씨, 다이아, 에이프릴, 배드키즈, 하이틴, 코코소리, 라붐, 우주소녀, 포켓걸스, 스피카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새 앨범 활동을 통해 이전보다 더 큰 인기를 얻은 걸그룹을 꼽기는 어렵다. 다이아가 가장 큰 인기를 얻었지만, 아이오아이로 다시 한 번 데뷔했던 정채연이 재합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몇몇 걸그룹은 멤버 재조정에 들어간다. 씨엘씨는 권은빈을, 에이프릴은 체경·레이첼을, 우주소녀는 유연정을, 포켓걸스는 민채를 합류시켰다. 이는 멤버를 추가해 팬의 폭을 더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던 연습생이 합류한 경우에는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얻기도 한다. 애청자에게는 비록 아이오아이는 아니지만, 오래도록 꿈꿔왔던 데뷔이기 때문이다.
콘셉트 변화도 재기의 발판이 된다. 귀여운 이미지였던 스텔라는 파격적인 섹시 콘셉트로 주목받았고 여전히 나름의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오에이는 본래 밴드로 데뷔했으나 ‘짧은치마’를 통해 섹시 걸그룹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더 성숙해져서 돌아왔다”는 음악프로그램 진행자의 멘트가 익숙한 이유는, 섹시한 콘셉트를 통해 걸그룹이 주목받으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제는 조금 더 과감한 방법이 걸그룹의 생존법이 되어가고 있다. 모체가 되는 그룹은 있지만 그룹명을 버리고 새로운 멤버를 합류,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는 것이다. 올해 초 스위치는 5인조로 재편성하는 동시에 ‘스위치 베리’로 그룹명을 변경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7년 상반기에는 두 걸그룹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나선다. 해피페이스의 밍스와 마루기획의 마이비다. 밍스는 지유, 수아, 시연, 유현, 다미 등 기존 밍스 멤버들에 2명의 새로운 멤버를 더해, 드림캐처라는 이름의 7인조로 데뷔한다.
해피페이스 관계자는 “밍스라는 이름의 원래 뜻이 말괄량이다. 옆집 말괄량이 여동생과 같은 콘셉트로 전체적인 앨범을 이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콘셉트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음악스타일과 아이돌 개개인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새롭게 입혔다. 콘셉트를 전체적으로 바꾼 만큼 팬과 대중 모두에게 새로운 이름으로 나오고 싶었다”고 전했다.
마이비는 주경, 희주, 유정, 문희, 지원, 하윤으로 구성된, 소속사 마루기획이 처음으로 제작한 그룹이다. 데뷔 당시에는 5인조였으나 두 번째 활동과 함께 새 멤버 하윤을 영입해 6인조로 활동했다. 두 장의 앨범으로 활동했으나 좀처럼 팬들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기존 멤버인 문희와 하윤에 새로운 연습생을 합류, 보너스베이비라는 그룹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마루기획 관계자는 “지금 가요시장에서 살아남고자 하기 위해서다. 앞서 밍스가 완전히 특이한 콘셉트로 활동한 적은 없다. 뭔가 새롭게 개편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기존에 있던 멤버 두 명 빼고는 다 바뀌었다. 1월 초에 데뷔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