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역도’ 김복주 & ‘쇼핑왕’ 고복실, ‘예쁘지 않은’ 여주인공이 하는 이야기

출처 : 포스터
출처 :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올해 MBC 드라마에는 유독 ‘예쁘지 않은’ 인물이 여주인공을 맡았다. 촌스러운 아이(‘쇼핑왕루이’)부터 운동만 해서 여성미가 없는 아이(‘역도요정 김복주’)까지, 이들은 현실에서도 매력적이지 않아 주목받기 힘들만한 인물이다. 이름마저 고복실, 김복주로 촌스럽다. 미니시리즈에서 이런 특성을 가진 인물을 여주인공으로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쇼핑왕 루이’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속 기억상실남 루이(서인국 분)와 ‘넷맹녀’(인터넷을 모르는 사람) 고복실의 파란만장한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였다. 고복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오지에 사는 소녀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 곱슬곱슬한 머리에 30년 전에 유행했을 것만 같은 원피스나 일바지를 입는다. 하지만 이 촌스러운 복실이는 바지런하고 정이 많으며, 긍정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몰랐던 루이(서인국 분)에게 믿음을 주고 토닥이면서 성장시킨다. 직접적으로 상대방에게 “너는 좋은 아이야”라며 위로해줬고, 그의 마음은 진솔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복실이는 시청자들마저 ‘힐링’시키며 사랑받았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김복주(이성경 분)도 고복실 못지않게 여자로서 매력을 찾기 힘든 인물이다. 그는 선머슴처럼 덜렁대고 체중을 증량하기 위해 삼시세끼 할당량을 채우듯이 밥을 먹어야 한다. 역도 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결과를 내더라도 경기장에 남자친구를 데려오고 싶지 않은 마음에 대해 복주는 “우리는 무거운 쇳덩이를 든다. 어쩔 수 없이 그 순간엔 핏줄도 곤두서고, 얼굴 시뻘개지고, 이중 턱에, 벨트 밖으론 뱃살도 삐져나온다”며 “아무리 외모가 다가 아니다, 꿈을 위해 몰입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해도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라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작아져야만 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그래서 복주의 사랑은 어렵다. 짝사랑하는 비만클리닉 의사 정재이(이재윤 분)을 보기 위해 비만클리닉을 다녔지만, 이것은 친한 친구들에게도 비밀이었고, 그 사실을 들키자 역도부가 뒤집어지기도 했다.

지난 10회 방송에서 복주는 “그래서 어찌 생각해 보면, 역도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여자로 사는 건 어느 정도 포기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여자’와 ‘역도선수’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의 간극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김복주나 고복실은 단순한 로코물의 여주인공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만큼이나 고민을 가지고 있는 ‘청춘’을 표현하면서 공감을 사고 있다. 이들은 사랑과 꿈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방을 사랑하는데 순수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의 순수한 마음을 깨운다.

이들을 대중들이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한 관계자는 “여자 주인공이 현실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설득력이 있다. 평범한 여자로서 겪었음직한 짝사랑과 연애 감정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감정이입이 쉽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김복주는 촌스러운 이름으로 캐릭터의 색깔을 더 강하게 보여준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한 제작진은 주인공 이름을 예스러운 느낌으로 지은 이유로 “친근하고 정감 가는 이름을 찾다가, 복이 들어올 것만 같은 '복'이라는 글자가 마음에 들었다. ‘복’ 자가 들어간 이름을 생각하다보니 예전에 있었던 ‘금복주’라는 술이 떠올랐다. 그래서 복주 아버지가 금복주를 마신 날 덜컥 들어선 아이가 김복주라는 설정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