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과 채권, 주식의 트리플 약세 지속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올해 초 같은 금융시장 패닉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달러 고시 환율은 16일 기준 6.95위안을 기록하며 2008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절하폭은 연초 대비 6.9%,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2.5%로 가파르다. 역외 위안화(CNH) 환율은 이미 7위안을 넘어섰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에서 비롯됐고 향후 위안화 방향성도 달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정책 노선이 구체화되는 내년 1분기 이후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과 위안화 환율 약세, 외환보유액 급감은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했던 상황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물론 연초보다 펀더멘털과 기업이익이 안정적이지만 물가와 시장금리 상승이 가세했다는 점은 새로운 변수다.
중국의 트리플 약세는 대외적으로 트럼프 당선과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유가와 환율 절하가 수입단가를 상승시켜 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금리(채권)와 주식시장에 불리한 뉴스다.
하지만 중국 트리플 약세가 연초 불안을 재연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리플 약세 국면이 최소 한두 달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연초와 같은 금융시장 패닉과 급랭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펀더멘털이 바닥을 확인했고 명목GDP 개선, 중국정부 자본유출 제한과 역외 환율시장 통제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연초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한다면 낙폭이 적은 주식시장을 선두로 환율, 채권 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가전, 섬유·의류, IT 하드웨어, 건설(해외)의 수혜를 예상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