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상훈)이 초고속열차(KTX) 등에서 고속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무선통신망 기술 국제표준화를 추진한다.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으면 이 기술을 이전 받은 국내 기업의 대규모 수출이 가능해진다.
ETRI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25개 기관과 함께 개발한 `고속열차용 철도무선통신망 기술(LTE-R)` 국제표준화 작업에 나섰다고 20일 밝혔다.
LTE-R은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고속 통신기술로 전송속도가 35~75Mbps에 이른다. 기존 국내 음성 위주 철도통신(VHF·TRS)보다 30배 빠르다. 718~728㎒ 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 열차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영상 전송도 가능해 철도운영자, 승무원, 역사 근무자의 정확한 상황판단을 돕는다. 별도 내부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장애나 트래픽 상승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ETRI는 국제표준화를 위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관련 표준화 회의에서 시스템 운영·특성 기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최근 철도통신 국제표준화기구 ITU-R(국제전기통신연합 라디오 대역 규약)과 3GPP(3세대 이동통신 국제표준 단체)에 LTE-R 표준기고서 6건을 제출했다.
이들 회의에서는 국내에 구축중인 700㎒ 대역 LTE 기반 철도통합무선통신시스템 특성과 현황도 발표했다. 내년 2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3GPP 회의에서도 자체 철도통신기술 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TRI는 세계철도연맹이 현재 사용 중인 철도 통신시스템 GSM-R을 대신할 미래철도 이동통신시스템(FRMCS)을 찾고 있어 LTE-R의 국제표준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FRMCS 요구사항은 많은 데이터 전송량, 짧은 지연, 멀티미디어데이터 전송 등으로 LTE-R 기술과 부합한다는 것이다. 표준화 성과가 이어지면 FRMCS 기술 채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조한벽 ETRI 지능형운전지원연구실 책임연구원은 “LTE-R이 미래철도통신시스템 표준규격으로 정립되도록 국제표준화를 지속 추진하겠다”면서 “국내 기술, 제품 해외 진출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