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영화] ‘아가씨’, 국내외 관객들의 사랑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출처 :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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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배우가 일 년 내내 사랑받는 경우는 많아도 영화가 한 해 동안 사랑받기는 어렵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한 달 정도 상위권에 랭크된다면 잘 된 영화로 볼 수 있으며, 훗날 ‘인생 영화’라고 칭송받을지언정 개봉 한 두 달 이후에는 언급이 되지 않는다. 극장에서 막을 내리면 IPTV, VOD 등 이차판권으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아가씨’는 개봉 전부터,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까지 계속 언급되며 자꾸만 소환되고 있다.



먼저 ‘아가씨’는 지난 5월 열린 제6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국내외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어 6월 1일 국내에서 개봉해 428만 명의 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가 흥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가 아직까지 퀴어 영화를 평범한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흥행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개봉 이후 ‘아가씨’는 일명 ‘N차를 찍는’(여러 번 영화를 본다는 뜻) 관객들이 다수 생길 정도로 팬덤을 양산했다. 팬들은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이미 개봉한 영화를 소비했다. 소비의 측면뿐만 아니라 생산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각본집과 OST 발매를 적극적으로 응원하기도 했고, 이들의 요구에 따라 공식 개봉하지 않은 감독판을 CGV 측에서 특별 개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더 적극적이다. ‘아가씨’는 현재 미국에서 외국어영화상 부문을 싹쓸이 하고 있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가 평론가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아가씨’는 올해 베스트 영화 6위, 박찬욱 감독은 베스트5 감독, 촬영 부문에는 4위로 선정됐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유타 비평가 협회에서 주최한 올해의 외국어 영화상과 미술상에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 캔자스시티 비평가 협회, 인디애나 비평가 협회, LA비평가협회, 보스턴온라인비평가협회,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 보스턴비평가협회, 뉴욕비평가협회, 달라스-포트워스비평가협회, 시카고 비평가협회, 라스베가스 비평가협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LA비평가협회,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 세인트 루이스 비평가 협회에서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칸 영화제에서는 류성희 미술감독이 벌칸상(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아가씨’는 OST도 사랑을 받았는데, 지난 20일 미국 인디와이어는 ‘올해 최고의 사운드트랙’으로 뮤지컬영화이자 아카데미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라라랜드’를 제치고 ‘아가씨’를 1위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은 앞서 ‘올드보이’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아가씨’가 공개되자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비평가와 대중들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때문에 오는 2017년 2월 열리는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아가씨’를 선정하지 않은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아쉬움도 커져가고 있다. 다만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가 선정을 해주지 않아도 혼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알리고 다니는 ‘아가씨’에 대한 대중들의 응원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