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나노 카본 자전거 `위아위스`가 내년 유럽에 진출한다. 고가 스포츠 자전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국산 브랜드가 수출 영토를 넓히는 셈이다. 국산 스포츠 용품이 양궁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재연할지 주목된다.
윈엔윈(대표 박경래)은 내년 프랑스에 나노 카본 자전거를 시판한다고 25일 밝혔다. 유럽 최대 자전거 시장인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수출한다. 위아위스 브랜드의 바이크모터크로스(BMX) 자전거를 우선 출시한다.
위아위스는 양궁 경기용 활을 제조하는 윈엔윈이 지난 2014년 출시한 자전거 브랜드다. 경기용 활 제조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고급 스포츠용 시장을 공략했다. 대당 가격이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1200대, 올해 1500대가량 판매 실적을 올렸다.
박경래 윈엔윈 대표는 “판매를 시작한지 만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만큼 빠르게 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고가 제품임에도 선수와 동호인 선택을 받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아위스는 자전거 프레임에 탄소나노튜브(CNT)를 적용했다. 카본 속을 채운 파이프 형태 폼(Foam)에 CNT를 넣어 강도와 내충격성, 충격감쇄력을 대폭 높였다. 1월 일본에서 열린 `2016 아시아 사이클선수권대회` 주니어부에서 위아위스 자전거를 탄 우리나라 선수단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윈엔윈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경기용 활 제조 기술을 자전거에 응용했다. 전세계 경기용 활(리커브) 시장 약 55%를 점유한다. 리우올림픽 메달리스트 전원이 이 회사 활을 썼을 정도다. 2011년 세계 최초로 CNT를 넣은 활을 내놨다. 발사 진동이 손에 전달되는 `슈팅 엘보` 현상을 최소화했다.
활 제조 핵심 기술을 자전거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소재 내재화 전략 덕분이다. 활과 자전거에 사용되는 카본 프리프레그를 직접 제조한다. 제품 별로 최적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나노 카본 자전거 위아위스는 올해 나노코리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유럽 공략 선봉장에 BMX를 내세운 건 전략적 선택이다. BMX 자전거는 점프와 곡예가 반복되는 경기 특성 상 내충격성과 진동감쇄력이 중요하다. 나노 카본 자전거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BMX로 브랜드 명성을 쌓은 뒤 도로용, 산악용 자전거까지 판매한다는 목표다.
박경래 대표는 우리나라 양궁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국가대표팀 선수와 남녀 선수단 총감독까지 지냈다. 남녀 동반 우승까지 일구고 은퇴 후 1993년 윈엔윈스포츠를 설립해 활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아디다스, 나이키처럼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제조사는 모두 스포츠인이 설립했다”면서 “스포츠용품은 세계 최고, 명품이라는 이미지가 없으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기 때문에 최고에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