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지식재산 보호 정책과 대법원 영향력 확대, 특허 소송 감소”
제임스 스페타(James Speta)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부학장(교수)이 짚어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017년 지식재산(IP) 트렌드다. 지식재산·반독점법 관련 권위자인 스페타 교수는 최근 IP노믹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내 특허 활동이 주춤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강력한 특허 보호 정책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타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번도 IP 정책 청사진을 내놓은 적은 없지만 보호무역과 유사한 차원에서 IP 보호 정책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후보 시절부터 IP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지난 10월 발표한 `취임 후 100일 계획`에도 IP나 기술 관련 법 논의는 배제됐다.
그러나 공화당의 무역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트럼프 행정부는 IP에도 `무역 안보`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스페타 교수는 봤다. 그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까지 내세우며 강조한 보호무역은 결국 `강력한 IP 보호`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자취도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로 유명세를 쌓아온 트럼프 당선인은 본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와 건물, “You`re Fired!”(넌 해고야) 등의 유행어를 전부 IP로 보호해왔다. 이미 그의 유전자에 라이선스의 중요성이 각인돼있다는 해석이다. 스페타 교수는 “당선인의 개인 성향과 무역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다가올 새해에는 IP 보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력한 보호 정책이 장기적으로 IP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대법원 역할 확대`. 스페타 교수는 대법원이 더 많은 특허 소송을 다룰 것으로 예상했다. 대법원의 특허소송 관여를 특허법 안정화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한 관점이다. 그는 “미국 특허 침해 소송의 80%는 2심인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결정되고 항소법원은 53%의 확률로 1심인 지방법원의 결정을 뒤집는다”고 설명하며 소송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대부분 특허소송이 항소심을 전제로 하고 지방법원 판결이 빈번히 번복되며 소송 장기화와 비용 상승이 야기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최근 대법원의 판결 확대도 이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행해진 조치”라며 “당분간은 개입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 키워드는 `특허 소송 감소`다. 2016년 들어 상승세를 그리던 미국 내 특허침해 소제기가 처음으로 꺾였다. 소송특구로 이름난 텍사스 동부지법(E.D. Texas)발 소송도 감소했다.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활동에도 정체기가 찾아왔다. 전년대비 등록 특허 수도 줄었다. 스페타 교수는 소프트웨어(SW) 등 특허 가치에 대한 근원적 논의가 확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소송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스페타 교수가 소속된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은 현재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KAIST-MIP)과 복수학위(MIP-LLM Dual Degree) 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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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