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병원 생존방안을 묻다<4>신준식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내년 논현동 이전, 한의학 세계 전파 메카로"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다가오는 논현동 시대는 자생의 새로운 도약인 동시에 한의학 세계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내년 논현동 시대를 앞두고 `제3의 개원`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역삼동에서 개인 한의원 개원 후 1999년 압구정으로 이전해 국내 최대 한방병원으로 성장했다. 내년 논현동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원년으로 삼는다.

신 이사장은 “개인 한의원을 운영하다 1999년 압구정에 72병상 규모로 이전해 약 18년간 성장을 거듭했다”면서 “논현동 이전은 흩어졌던 진료, 검사, 행정 업무를 한 곳에 모으고 세미나와 교육 기능까지 합친 한방 메카로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년 하반기 논현동으로 이전할 예정인 신축 자생한방병원은 연 면적 1만4150여㎡(4281평)에 지상 15층 규모로 구축된다. 총 28개 진료과에 입원 병상은 137개다. 압구정에서 개원 당시와 비교해 연 면적은 약 20배, 병상 수는 약 1.8배 늘었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신축병원 구축에 고민도 적지 않았다. 경기침체와 척추·관절 병원이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한의학을 보는 사회적 시선도 곱지 않다. 우리나라 최고 한방병원으로 평가받는 경희대한방병원조차 병상 수를 줄였다.

신 이사장은 주변 여건보다 환자를 생각하니 고민은 말끔히 해소됐다고 전했다. 경영자가 아닌 의사로써 어떤 게 환자를 위한 길인지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이전을 결심했다.

그는 “압구정 이전 후 환자가 늘면서 병동 확장이 불가피했다”면서 “환자 진료는 물론 검사, 행정 등이 떨어져 있어 환자가 불편을 겪었다. 지리적 입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지 않아 모든 시설이 집약되고 교통도 편리한 논현동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 전경
자생한방병원 전경

환자를 가장 먼저 생각한 결정이지만 근저에는 치료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척추·관절 질환 치료로 유명한 자생한방병원은 한·양방 협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양방 기술로 진단 정확도를 높이되 침이나 탕약 등으로 근본을 치료한다. 독자적 치료법으로 성장을 거듭해 서울 강남, 부산, 대전, 울산 등 19개 병원 1041개 병상을 거느린 최대 한방병원이 됐다.

2000년 자생의료재단 설립 후 이사장에 취임한 신 이사장은 한의학계 척추 질환 치료 권위자다. 대학시절부터 연구에 집중했던 추나요법을 체계화, 표준화하면서 1992년 척추신경추나학회를 정식 설립했다. 신 이사장이 개발한 동작침법은 디스크 응급통증에 즉각적인 효과를 보인다. 국제 저널에 등재될 만큼 효과를 검증받았다. 해외 학회나 세미나에서 수차례 시연하면서 `마술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한의학 위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우수성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 논현동 이전도 한의학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심에 서겠다는 목표가 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곳도 외국인 환자를 전문으로 진료, 치료하는 국제진료센터다. 건물 1층에 자리 잡게 될 센터는 외국어가 가능한 전문 의료진 세 명 이상이 상주한다. 영어, 일어, 러시아어, 몽골어 등에 능통한 외국인 전담 코디네이터도 최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료 외에 대규모로 구축되는 세미나 룸은 한의학 연구 결과를 국내외 공유하고 교육하는 요람이 된다.

신 이사장은 “연간 2000명에 달하는 외국인 환자가 자생한방병원을 찾아 치료 받는다”면서 “논현동 이전 후 국제진료센터를 확대 구축하고 연구, 교육 시설을 확충해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