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정의(SDx·Software Defined Anything/Everything)는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등 소프트웨어(SW)를 이용해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구성, 관리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물리 서버와 네트워크를 넘어 거대 자원 데이터센터까지 SW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Dx는 가트너가 2014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으면서 화두가 됐다. 가트너는 SW기술을 활용해 기존 하드웨어(HW)에서 제어하던 영역 유연성을 높이고 상호운영성을 증대한다고 정의내렸다. 최근 회자되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뿐 아니라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등 점차 SW가 하드웨어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IT인프라와 서비스를 포괄한다.

◇SDN 넘어 SDDC까지 SDx 확산 가속
SDx 개념은 네트워크 가상화에서 촉발됐다. SDN은 기존 HW 중심 네트워크에 SW기능을 더해 유연성을 높였다. 기존 컴퓨터와 서버 가상화 단계를 넘어 네트워크까지 SW를 적용한 가상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SDx 입지를 높였다. 자연스럽게 스토리지, 데이터센터까지 SW 적용 대상이 넓어지면 SW가 어디든 접목되는 SDx 개념이 자리잡았다.
지난 2년간 SDx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SDDC는 스토리지부터 네트워크까지 데이터센터 주요 요소가 SW로 운용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럽게 SDx 영역으로 들어왔다. SDDC는 물리적 스토리지와 네트워크를 추가하지 않아도 SW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SW로 특정 기능을 구하기 때문에 고가 신규 장비를 도입하지 않아도 범용 장비를 이용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다.
SDx 개념은 인프라나 데이터센터를 넘어 서비스와 응용프로그램까지 확장한다. 소프트웨어정의 비디오네트워크(SDVN), 소프트웨어정의 헬스케어(SDH)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세계는 SDx 주도권 확보 치열···국내 대응 속도 높여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SDN 시장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89% 성장세를 기록, 2018년에 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주요 기업은 SDx 시장에서 SW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표준화 작업에 참여한다.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 등 가상화 분야 선두 업체를 비롯 시스코, 에릭슨, 화웨이 등 네트워크 사업자도 SW 기술 확보에 매진한다.
일부 분야는 해외 기업이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이 발표한 `SDN·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술 국내외 특허 분석 조사`에 따르면 SDN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기업은 화웨이(2015년 기준 345건)다. NEC, 에릭슨, 시스코, IBM 등이 100여건 이상 특허를 출원하며 뒤를 이었다. 국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41건)과 삼성전자(30건)가 순위에 포함됐지만 해외 주요 기업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 SDx 시장도 계속 성장한다. IDC에 따르면 국내 SDN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56.6%를 기록, 2년 후 2019년 13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 비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기 수가 늘어나고 데이터 처리량이 기존 데이터센터 구조가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된다. SW중심 인프라 전환이 가속화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도 SDx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SDx 관련 외국계 기업 임원은 “SDx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론에 머무는 단계였다면 실제 구현 가능한 기술이 나오고 적용된 레퍼런스가 하나둘 생겼다”면서 “올해는 SDN을 비롯해 SDx 여러 분야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안주해선 안된다”면서 “주요 선진 기업과 기술 협력을 맺거나 삼성전자처럼 단말기 강점을 가진 내수 기업과 협력해 한국만이 확보 가능한 SDx 기술을 개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