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연말·연초 시상식 준비에 연예계가 분주하다. 수상 후보를 추리고, 연예인을 초대하고, 공연을 기획한다. 물론 정신은 없겠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스태프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다.
‘서울가요대상’(이하 서가대)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요 시상식이다.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발표된 음반을 대상으로 디지털 음원 및 음반 판매량, 모바일 및 모바일을 통한 일반 팬의 인기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 및 본상 수상자를 선정해 트로피를 건네줬다. 그리고 2017년 1월 19일, 26회 시상식을 앞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서울가요대상’은 최근 SNS를 통해 스태프 모집 공고를 냈다. ‘축제의 현장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기 때문에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 또 이날 무대에 오르는 가수의 팬이라면 구미가 당길만하다. 하지만 그 아래는 눈살을 찌푸리는 대목이 적혀있다. 주최 측이 스태프에게 교통비, 일 급여는 물론, 자원봉사활동 증명서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6470원까지 오르는 2017년, 무보수로 일할 사람을 당당하게 구하는 주최 측에 누리꾼들은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서가대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안내드린 스태프 모집안내에 차질을 빚은 점 죄송하다. 다시 정확한 모집공고를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시 올라온 구인공고에서도 “업무에 따라 공연관람이 불가능 할 수 있습니다”라는 부분만 삭제한 채, 여전히 무보수 인력을 찾았다.
무대 위의 뮤지션은 화려하다. 때문에 그 화려함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이를 조금 더 가까이서 보길 원한다. 몇몇은 이 욕구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다. 최근 MBC 드라마 ‘우주의 별이’ 제작진은 주연인 엑소 수호의 팬 200여 명을 엑스트라로 출연시켰다. 팬들은 전문 인력은 아니었지만 드라마에 필요한 일을 했다. 그리고 보수를 받지 못했다. 상호합의하에 이루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이런 노동 착취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번 서가대 논란과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공고를 보면 어떤 기준으로 스태프를 뽑는지가 모호하다. 교통비, 일급여가 없다는 부분을 보면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가 아니라면 이런 구인공고는 문제가 없다. 희망자가 경험을 쌓기 위해서, 연예인을 보기 위해서 스태프가 되는 것이라면 임금이 목적은 아니다. 근로자가 아니라면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가대는 ‘우주의 별이’와 같은 방식으로 팬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 ‘우린 보조 스태프가 필요하고, 팬은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기 원한다’는 생각이 만든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불편하다. 일에 대한 열정을 이용하는 ‘열정페이’가 아닌, 한 뮤지션을 사랑하는 팬의 마음을 이용하는 ‘팬심 착취’는 법적 테두리 밖에서 교묘하게 이어지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