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블록체인, 금융권 넘어 IT기업도 관심

“블록체인은 인터넷 이후 나온 가장 혁신적이며 파괴적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중 혁신성에는 공감이 높지만 파괴성에는 아직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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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된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올해까지 세계 은행 80%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에는 글로벌 GDP 10%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생하고 금융회사는 거래비용 30%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블록체인 실제 응용과 도입은 아직 초기단계로 활용 서비스가 제대로 나온 게 없다. 블록체인 영향력을 수치화하기에 아직 시기상조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금융권을 넘어 공공기관, IT기업으로 관심 확산

블록체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성공에서 비롯됐다. 특징은 중개기관이나 제3기관 없이 시장의 모든 거래 참여자가 개인간(P2P) 거래로 직접 연결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중앙관리기관보다 참가자들로 구성된 P2P 네트워크가 기능을 대신하는 형태다.

거래 내용을 기록한 원장(ledger)은 모든 시장 참여자에 의해 분산 보관되며 원장 업데이트와 기록 검증·승인은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규칙에 따라 합의로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은 고도의 암호화 기법에 의해 보안이 유지된다.

해외서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미국 나스닥은 블록체인 기술을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인 나스닥 사적시장(Nasdaq Private Market) 거래에 활용해 주문-결산-승인-펀드 이체와 디지털 서명-체결-정산 과정을 3일에서 10분으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HSBC,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은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리플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있다.

기존 거래방식과 분산원장 기술 방식 자료:한국은행
기존 거래방식과 분산원장 기술 방식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블록체인 글로벌 프로젝트는 여러 금융회사와 IT기업 간 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협의체는 R3CEV와 하이퍼레저 등이 있다.

미국 IT기업 R3가 설립한 R3CEV는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UBS 등 60여개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금융기관에 특화된 블록체인 서비스 코다(Corda)를 개발·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주축 회원인 골드만삭스, 산탄데르가 탈퇴하고 JP모건이 탈퇴할 것이라고 알려지는 등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도 나온다.

리눅스재단이 주도하는 하이퍼레저는 비금융기관까지 참여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범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구성을 목표로 한다. 인텔, IBM 등 IT기업과 금융사, 컨설팅사 등 다양한 1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의 SBI핀테크 컨소시엄과 중국의 차이나레저 등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은행·금융투자사도 컨소시엄 구성

최근 한국은행은 분산원장 기술이 도입되면 증권부문(거래소·예탁결제원)에서 백오피스 비용(IT비용, 인건비 등) 절감효과가 2015년 기준 연간 1071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증권사들 금융비용(예치금 등에 따른 기회비용)도 연 1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서는 금융위원회 주도로 금융권 공동 블록체인 컨소시엄 구성이 가시화됐다. 민간기업도 금융권이나 대학 등과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 컨소시엄은 바이오 인증 등 개인인증 관련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전자금융거래 시 활용하거나, 전자문서를 등록해 위·변조 여부를 검증하는 기술 등 한두 가지를 올해 추진한다.

21개 증권·선물사가 참여한 금융투자업계 컨소시엄은 간편·생체인증을 적용한 공동 인증플랫폼 도입을 시작으로 채권과 장외 파생상품 등 상품거래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민간기업인 더루프는 비트코인 기반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서강대와 고려대에 구축할 예정이다.

 

<주요 글로벌 분산원장 기술 컨소시엄 자료:한국은행>


주요 글로벌 분산원장 기술 컨소시엄 자료:한국은행

<부문별 주요 분산원장 기술 활용 사례>


부문별 주요 분산원장 기술 활용 사례

<분산원장 기술 유형별 비교>


분산원장 기술 유형별 비교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