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소프트웨어(SW)를 처음 접하고 꿈이 생겼어요. SW로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니 성취감도 있고 재밌어요.”
올겨울 가장 춥다는 29일, 파주 봉일천중학교 정보교과 수업 교실은 SW를 배우는 학생들 열기로 뜨거웠다. 학생들 가운데 가장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던 박하준 학생은 중학교에 입학 후 처음 SW를 배웠다. SW동아리에 가입해 적극 활동하면서 SW에서 적성을 찾았고, 최근 진로를 SW 분야로 결정했다. 박하준 학생은 “중학교에 들어와서 직접 코딩 작품을 만들고 친구들에게 발표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SW관련 분야로 진학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시 작은 읍에 위치한 봉일천중학교(교장 전윤수)는 단계별 SW교육과 SW동아리를 활성화로 체계적 SW교육과정을 정립했다고 평가받는다. 올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SW선도학교 지정 후 학내 SW교육이 탄력 받았다.
이날 수업은 올해 마지막 SW교육 시간이었다. 교사가 특별하게 지시하지 않더라도 학생들 스스로 직접 문제를 만들고 풀어내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모르는 부분은 주변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집중력이 대단했다. 이날 수업은 팀별 프로그래밍 활동으로 진행돼 학생들 협동심도 높였다.

봉일천중은 학생들이 SW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다양한 SW교육과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자유학기제 시간에 사물인터넷(IoT)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구체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박수소리에 따라 금고가 열리거나 닫히고, 센서 값이 다르면 경고음이 울리는 `금고 시스템`, 사람이 노란 보도블록에 있을 경우 `뒤로 물러나라`는 경고음이 울리는 `신호등 안전시스템` 등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단순 코딩 중심 교육이 아니라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교육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SW가 단순 암기 교과목이 아니라 음악, 체육처럼 재밌고 쉽게 배우는 계기를 만들었다.
권순욱 학생은 “경찰관이나 야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지만 SW는 취미로라도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중학교부터 SW교육 의무화가 시작된다. 정부나 교사들은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SW교육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봉일천중학교처럼 SW교육 선도사례 발굴과 확산이 시급하다.
강은정 봉일천중 교사는 “학생들이 요즘은 어떤 내용을 공부하느냐며 먼저 물을 만큼 수업시간을 기다린다”면서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재밌게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중학생이 살아갈 미래에 SW는 지금보다 더 곳곳에 있을 것”이라면서 “더 많은 중학생이 SW를 배우고 그 속에서 문제해결력을 높이고 적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