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게임을 즐기는 남성 고객이 오픈마켓 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경제력을 갖춘 20~30대 남성을 중심으로 게임 관련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옥션은 최근 선보인 HTC 가상현실(VR) 헤드셋 `바이브` 100대를 판매 개시 불과 5시간 만에 완판했다. 가격이 125만원에 달하는 고가 상품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옥션은 그동안 해외 직접구매(직구) 서비스로만 구매할 수 있었던 바이브를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이면서 고객을 끌어들였다. 최근 급증한 `VR 게임`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옥션은 지난 1~11월 게임 카테고리에서 품목별로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배 이상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PC용 게임 타이틀 판매량은 17% 늘었다. 액션·슈팅 장르는 77% 상승하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스마트폰 게임패드 판매량은 45% 늘었다. PC용 게임패드는 무려 4배 가까이(229%) 수직 상승했다. 대표 게임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엑스박스(XBOX) 판매량은 각각 87%, 101% 늘었다. 중고기기를 구매하는 고객도 40% 가량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남성 고객이 온라인 쇼핑 업계의 게임 판매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면서 “주요 오픈마켓은 게임기기와 게임타이틀은 물론 VR기기 등 차별화한 제품으로 모객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션은 지난 6월 `오버워치 에디션 레이저 게이밍기어` 한정 판매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오버워치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준비 수량 100대는 반나절 만에 완판했다. 7월 2차 판매에서는 300대가 조기에 매진됐다. 옥션은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지난 달 게임전문관 `A.GAME`을 오픈했다.
G마켓은 최근 게임 전문관 `게임마켓`을 신설해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닌텐도 등 다양한 게임 상품을 선보였다. 특가 판매는 물론 엑스박스 신작 4개 타이틀을 독점 예약 판매하는 등 콘텐츠 차별화에 주력한다.
G마켓은 올해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165%)과 엑스박스(162%) 상품군에서 전년 대비 갑절 이상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게이밍 헤드셋(226%)과 게이밍 마우스(83%), PC 게임(56%)도 각각 상승세다.
이동익 옥션 디지털실 팀장은 “게임시장은 매년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오픈마켓 수익 증대를 이끌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할인 혜택은 물론 옥션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해 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