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전자재료가 태양전지 전면전극용 은 분말(실버 파우더) 내재화에 성공했다. 공정 고도화로 인한 외산 독점 우려가 제기되는 재료여서 국산화 효과가 클 전망이다. 신사업은 다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재료와 함께 내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대주전자재료(대표 임일지·임중규)는 최근 태양전지 전면 전극 형성에 사용되는 실버 파우더 개발을 마쳤다고 밝혔다. 태양전지 전면 전극은 고기능성 실버 페이스트로 만든다. 이 페이스트를 제조하는 데 쓰이는 원재료가 실버 파우더다.
지금까지는 대주전자를 포함한 대다수 페이스트 업체가 이 파우더를 외부에서 조달했다. 미국, 일본 재료 기업이 파우더를 공급했다. 최근 전면 전극에 초미세 패턴이 적용되면서 일본 기업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페이스트 제조사는 수급 불안과 높은 원재료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주전자는 이번 개발 성과로 이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초미세 전극 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파우더 물성을 얻었다. 기존 실버 페이스트 사업과 시너지로 직결된다. 자체 생산한 파우더를 사용하면 페이스트 생산 용량과 가격,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주전자는 페이스트 제조에 쓰이는 글라스 프릿까지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재료 자급률이 높다. 새로 개발한 실버 파우더는 자체 생산하는 실버 페이스트에 우선 적용한다. 새해 태양전지 전면 전극 시장에서 약 15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대주전자재료 관계자는 “태양전지 전면 전극 시장은 세계적으로 1조원이 넘는 규모지만 저항, 소성 온도, 부착성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물성을 요구받는다”면서 “자체 은 분말을 적용한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면 본격적인 매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전지 전극 재료는 새해 대주전자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과거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재료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렸지만 최근 부진했다. 2012년 1470억원, 2013년 1052억원, 2014년 706억원, 2015년 575억원으로 매출이 내리막을 걸었다.
작년 반등의 불씨를 살렸다. 3분기 누적 496억원 매출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16년 600억원 후반대 매출이 가능하다. 발광다이오드(LED) 형광체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새해 신규 품목 매출이 반영되면 실적 회복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전기 MLCC용 전극 재료를 수주했다. 생산 확대에 따라 160억원 이상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태양전지 전극 재료와 합하면 매출이 300억원 넘게 불어나는 셈이다. 계획대로라면 `1000억원 매출` 턱밑까지 다가가게 된다.
대주전자재료 관계자는 “매출의 10~15%를 꾸준히 선행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기 때문에 기존 전방 산업 침체에도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면서 “오랜 기간 투자한 R&D 품목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새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