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김우빈②] “감사합니다” 매 순간을 감사할 줄 아는 배우

출처 : 사이더스 HQ / 글 : 이주희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출처 : 사이더스 HQ / 글 : 이주희 기자 / 디자인 : 정소정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배우 김우빈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예의바른 친구”라고 치켜세운다. 이에 김우빈은 “뭔가 잘못됐고 과장된 거예요. 식구들이라 잘 되라고 포장해주시는 것뿐이에요. 그냥 인사 잘하고 기본을 하는 것뿐인데, 후배고 같은 팀이라 좋게 봐주는 것 같습니다”라고 겸손하게 대답한다.

이병헌도, 강동원도, 그리고 여러 선배들이 칭찬하는 예의바른 김우빈은 짧은 순간 만들어진 게 아니다. 몇 년 동안 그는 꾸준히 ‘감사합니다’ 메모를 작성해오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자신의 기분이 좋아진단다. 천성이 바른 김우빈을 만났다.



“‘감사합니다’는 어플로 쓰는 건데, 1분이면 쓸 수 있어요. 매일은 아니지만 쓰려고 노력해요. 저 좋으라고 쓰는 거예요.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저는 정말 기본적인 것을 써요. 오늘은 우리 영화에 관심 가져준 사람도 있고, 밥도 세 끼 다 먹었으니까 감사한 날이에요. 제가 원래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기본적인 것에도 감사함을 느낀 것은 작년과 올해 초에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를 하면서부터예요. 시한부 삶을 연기하면서 건강하다는 것,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것에도 감사하게 되더라고요. 너무 좋아서 주변에도 추천을 많이 해요.”

김우빈이라고 매번 감사한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심지어 예상치 못한 나쁜 일에 맞닥뜨리는 게 사람 일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는 긍정으로 이겨낸다.

“생각해보니 저는 스트레스를 안 푸는 것 같아요. 풀려고 어떤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원래 긍정적인 편이라서 속상하고 화가 나더라도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속상하다가도 대본을 읽다보면 다 까먹어요.(웃음)”

출처 : 사이더스 HQ
출처 : 사이더스 HQ

정신력이 좋아서일까. 김우빈은 연기 면에서도 피드백이 강하기로 유명한데, 치아를 교정하라고 하면 네 개를 빼버리는 등 누구도 쉽게 해내지 못할 일들을 쉽게 하고 나타나는 배우다. 이런 것은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란다. 그래서 김우빈은 안주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는 어떤 결과를 만들 때, 미완성된 것에 대해 자기 방어를 하기보다 노력으로 보여주고 싶어 한다.

“예전에 모델일을 할 때는 경제적으로 어려우니까 고비가 왔었어요. 그때 스스로에게 ‘너 진짜 이거 해야겠어?’라고 물었죠. 그 결과 계속 해야겠더라고요.(웃음) 경제적으로 힘든 것보다 일할 때 즐거움이 더 컸거든요. 물론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어요. 친구들과 항상 첫 끼를 사줄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아침마다 고민을 했거든요. 다들 그때마다 반갑게 저희를 받아줬어요. 당시엔 밥 세 끼를 다 먹는 게 꿈이었는데, 처음 정산이 됐을 때 가장 먼저 한 게 두 명이서 분식집 가서 메뉴를 세 개 시킨 거였어요.”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하니까 하는 건데, ‘열심히 했어’라고 제게 거짓말하긴 싫어요. 노력하긴 했는데 100을 채우긴 어렵잖아요. 대신 100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작품을 하면서는 아쉬움을 최소화하고 싶어요. 100의 노력을 하기 위해 조금 더 고민해요.”

2016년 김우빈은 ‘함부로 애틋하게’로 첫 드라마 주인공을 맡았고, 현재 400만 관객(12월 29일 기준)을 돌파한 ‘마스터’는 김우빈에게 최고 흥행작이 됐다. 올해의 김우빈 역시 감사하고 행복했다.

“올해는 두 작품 연달아 촬영했고, 크게 아프지도 않았고. 드라마 주인공도 처음 해봤죠. 잠을 1시간밖에 못 자도 현장에서 모두 하나가 되어서 하니까 너무 즐거웠어요. 작품을 하는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수백 명의 사람의 같은 시기에 같은 공간에서 하나를 위해 똑같이 고민하는 것은 운명이 아니고서는 이뤄질 수 없는 일 아닐까요. 모두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