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글로벌 성장, 신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공격 경영`을 선언했다. 국내외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확대에 연내 최대 3조원을 쏟아붓고 `어려울 때 일수록 인재를 뽑는다`는 원칙에 따라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수준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투자와 채용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김준 총괄사장 주재로 경영진 회의를 열어 2017년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사업 등에 최대 3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사장은 회의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M&A 강화` 등 세부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올해 최대 3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화학사업과 석유개발 분야 국내외 M&A,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고 배터리 공장 증설과 배터리 분리막 사업 확대 등 신사업 관련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과 공격적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신규 인력 채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대졸 공채와 기술직 신입사원 등을 합친 신규 채용 인원은 총 1200여명 이른다.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100명 이상 뽑고 신사업 확대 등을 위해 경력사원과 기술직 신입사원도 120명 넘게 채용하기로 했다. 자동화 설비 기반 대규모 장치산업인 정유〃화학 기업 기존 채용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규모다.
김 사장은 “새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겠지만 중단 없는 구조적 혁신으로 돌파한다”며 “자신감 있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로 새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글로벌 성장 전략을 구체화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세미나에서 “글로벌 사업 성과가 나오려면 임직원만이 아닌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하며,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맞춰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한 책임조직의 글로벌 전진 배치, M&A와 신규 사업확장에 대비한 유연한 조직체계 운영 등에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종합화학은 `글로벌 파트너링` 등 글로벌 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마케팅본부를 중국에 신설하고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세운 중한석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넥슬렌 합작사업 등과 같은 성공 모델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 부문은 본사를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하고 사업대표 등 주요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사업구조 혁신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김준 총괄사장의 의지가 실린 것”이라며 “투자는 수익성과 전략 적합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투자 계획 등은 수익〃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기반 기업가치 혁신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침체에 빠진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