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모바일 영토를 두 배 확장하는 내용의 주파수계획을 담은 `K-ICT 스펙트럼플랜`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5세대(5G) 이동통신·사물인터넷(IoT)·공공·위성 주파수 총 80㎓ 폭을 추가 확보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공급정책을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K-ICT 스펙트럼 플랜이 이동통신사 새로운 `합종연횡`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주파수 확보량도 방대하지만 이제까지 공급 방식 틀을 바꾼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주파수 양도제가 대표적이다. 이통사는 주파수를 할당 받은 지 1년 이후부터 양도 또는 임대할 수 있다. 시장 상황과 전략에 따라 한층 유연한 선택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현재 보유한 850㎒ 대역 주파수를 인접한 대역을 보유한 LG유플러스에 광대역으로 활용토록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파수 공용사용제도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가능케 한다. 이통사는 주파수를 공동 사용하며 인프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1차적으로 기지국 데이터를 전송할 `무선 중계망용 주파수`를 이통3사가 필요로 할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된다. 더 나아가 KT는 부산 지역에 기지국을 구축하고, LG유플러스는 광주에 기지국을 구축하는 식으로 투자비용을 분담하는 사업 전략도 장기적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래부는 이같은 K-ICT 스펙트럼플랜의 특징을 `시장자율성 강화`라고 설명했다. 국가자원인 주파수으로서 정부 계획대로만 분배하던 주파수를 사업자 스스로 결정하는 시장원리에 맡겨,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겠다는 것이다.
이통사가 새로운 주파수 정책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네트워크 투자를 효율화하고, 남은 비용을 소비자 혜택으로 돌려주는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협력이다. 아무리 우수한 제도가 있어도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부가 마련한 `협력`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이통사가 활용하길 기대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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