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 전면 부인…“저는 전혀 모르는 일”

사진=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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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일 자신에 탄핵 사유들을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23일째인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청와대 상춘대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세월호 7시간, 미용시술 의혹,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마침 그날 일정이 없어서 관저에서 일을 챙기고 있었다”며 “저는 그날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정상적으로 계속 보고받으면서 체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놓고 뇌물죄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서도 없었다“며 “완전히 나를 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씨 지인이 하는 KD 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여기(KD코퍼레이션)도 기술력이 있다는데 거대한 기업에 끼여서 제대로 명함 한번 못 내미는 것 아닌가 해서 그럼 알아봐서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으냐는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 “최 씨는 몇십 년 된 지인이다. 그렇다고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 않나”라며 “대통령의 직무와 판단이 있는데 어떻게 지인이 모든 것을 다한다고 엮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프로포폴 등 각종 주사 의혹에 대해선 “대통령부터 모든 사람은 자기의 사적 영역이 있다”며 “일일이 무슨 약을 먹었다고 알리고 까발려서 하는 것은 민망하기 그지없다. 그런 것으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일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런 병이 있으니까 이렇게 치료했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이 무슨 병을 앓고 어떻게 치료했는지를 리스트로 만드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가 많더라”며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또 차은택 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장관과 수석 자리를 추천했다고 증언한 것과 관련 “대통령으로서 누구와 친하다고 누구를 봐줘야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조사에 대해선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질의응답 전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들께 미안한 생각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뒤로 받은 것 하나 없이 많은 일을 열심히 한 것인데 고초를 겪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 기업인들도 압수수색 등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미안하고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보도라든가 소문, 얘기, 방송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오보, 거기에다 허위가 그냥 남발이 되고 그래 갖고 종을 잡을 없게,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또 보면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어’ 이런 식으로 가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했다”며 언론을 비난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