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화업계 마진 갈수록 좋아진다...올해도 실적 순항 예고

정유·석화업계 마진 갈수록 좋아진다...올해도 실적 순항 예고

정유·석유화학 산업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도 순항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유산업은 국제유가 안정세와 중국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한 정제마진이, 석유화학산업은 수요 확대에 따른 판매마진 확대를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관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정유·석유화학 업종 마진이 지속적으로 개선돼 영업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유기업은 중국 수출량 감소와 안정세를 보이는 유가 흐름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동부증권이 로이터 보도를 인용해 발표한 중국 새해 첫번째 석유제품 수출 쿼터는 1240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42%나 줄었다. 정제마진 하락 한 원인으로 지목된 소형 정제설비(티폿) 업체에게 쿼터가 주어지지 않았고 메이저 국영 4개 업체 물량도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수출물량 증가로 중국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매년 첫 번째 수출쿼터가 가장 높게 발표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중국 수출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쿼터 감소는 정제마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정제마진이 부진했던 이유는 글로벌 정제설비 증가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과잉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수출물량을 대폭 늘리면서 등·경유 생산량이 높은 아시아 정제마진이 쪼그라들었다.

유가 환경도 업계 편이다. 연중 배럴당 50달러대를 오가며 지난해 대비 변동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우리 정유4사 실적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2016년 보다 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올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매출액과 영업이익 합계가 지난해 대비 각각 1.0%, 8.4% 증가한 56조5660억원, 4조9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은 제품 전반에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중 내내 강세를 보인 에틸렌이 가격선을 유지하고 있고 부타디엔(BD),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이 강세 품목에 가세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BD는 최근 톤당 2290달러, 마진은 톤당 18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평균 마진이 톤당 74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갑절이 넘는 수준이다.

현 상황이 이어지면 BD생산 대표 기업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약 5000억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파라자일렌(PX), 스타이렌모노머(SM) 등 중국 내 자급률이 낮은 품목도 수출량 증대로 이익에 기여할 전망이다. 중국 환경 규제 강화로 석탄화학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폴리염화비닐(PVC) 시세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은 티폿 설비 영향력이 축소되고 파라자일렌 시세가 지속 강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도 실적은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화학산업도 우리 기업 비중이 높은 NCC 설비 경쟁력이 여전히 우위에 있고 PVC, MEG 등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