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한결같은 `혁신`요구....위기극복 방법은 `유연한 대응`

재계 총수들이 새해 신년사로 강도 높은 `혁신`과 세계 경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유연한 대응`을 제시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일 새해 인사 모임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완벽한 쇄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감한 혁신과 변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패러다임 대전환기를 맞아 `새 생각, 새 정신으로 무장`을 당부했다.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새해인사모임에서 LG 창립 70년을 맞아 구본무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새해인사모임에서 LG 창립 70년을 맞아 구본무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내실 강화와 책임 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재계가 `혁신`을 강조한 것은 저성장 기조에 더해 보호무역주의와 환율 등 불확실성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글로벌 경쟁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미래 핵심 기술 주도를 위해 연구개발(R&D)를 강화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총수들은 이의 극복을 위해 유례없는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재계 총수들은 세부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 극복을 위해 전 세계 저성장 전망에도 글로벌 825만대 생산·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멕시코와 중국의 창저우 공장 안정화 및 충칭 공장 성공 가동 등 10개국 35개 생산공장 체제를 통한 신규 시장 개척 의지를 피력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 이뤄 내야 한다”면서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독려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외형 성장 시대의 관행을 버리고 가치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면서 품질, 안전과 같은 기본은 철저히 준수할 것을 주문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각 계열사 주력 사업의 인수합병(M&A)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내실 경영`을 선언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 새로운 사업 기회도 발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법 경영도 미래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핵심 사업 위기 극복 △시장 적극 대응과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일하는 방식 변화와 창의 조직 문화 정착 등을 새해 경영 방침으로 제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4차 산업혁명 바람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짚고 “10년 후를 내다본 신기술·신사업·신시장을 개척,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지침으로 `허들링(Huddling&Hurdling)`을 선언, 임직원이 신뢰를 바탕으로 똘똘 뭉쳐서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일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2일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