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초 무인 달탐사인 시험용 궤도선 발사가 내년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달에 가서 수행할 과학적 목적이 불명확해 `우주인 사업`처럼 단발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주인 사업은 2008년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됐다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후속 사업 없이 끝났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속가능한 우주탐사를 위한 연구개발(R&D) 정책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정치·경제적 성과 창출에 우선 가치를 두고 우주개발과 탐사를 추진 중”이라면서 “국가적 자부심 고취, 성과 창출 등을 위한 단기성과에 집중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해당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가 중단되고 사업 추진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등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 예로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을 들었다. 2005년 말부터 시작한 우주인 사업은 2008년 4월 우주인 배출 이후 후속 사업이 없다. 당시 과학기술부의 우주인 활용과 유인 우주기술 확보를 위한 후속 우주인 배출 계획 미비로 1단계 사업 후 종료됐다. 유인 우주인 배출 계획은 첫 우주인이 나온 이후 9년째인 올해도 없을 예정이다.
이재민 KISTEP 부연구위원은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서 무인 달탐사 사업을 명시하고 향후 장기적인 우주탐사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목적과 동기 제시가 부족해 지속 가능성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단계 달착륙선 착륙 후보지 탐색 이외의 주요 과학적 임무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달탐사 같은 우주탐사 추진 시 학계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은 학계를 중심으로 구체적 과학적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우주탐사를 추진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의 기원과 진화, 태양구조와 태양계 행성에 미치는 영향,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 기후변화 원인과 예측 등의 질문을 우주과학과 탐사로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연합은 유럽우주청에서 과학자로 구성된 우주과학 자문위원회를 두고 우주탐사 분야 중점 추진 어젠다를 결정하게 해 향후 우주탐사 프로젝트 선정에 반영하고 있다. 학계에서 요구하는 중점 관심사가 아닌 일부 국가의 국지적 관심사는 선정과정에서 배제한다.
이 연구위원은 “우주개발 상위계획에서 우주탐사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과학적 지향점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면서 “2040년까지 중장기 계획에는 우주탐사 계획안이 나와 있지만, 탐사 대상의 선정 이유와 과학적 질문은 제시되지 않아 여전히 우주탐사의 과학적 목적은 부재하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새 정권이 본격 출범할 2018년부터 시작하는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기획해 올해 말까지 수정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 중장기 계획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8년 말 시험용 달 궤도선(JKPLO)을 발사하고, 2020년까지 자력으로 달 궤도선, 착륙선을 개발해 발사할 계획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