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개 출판사와 거래를 해온 국내 최대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1차부도를 냈다.
출판관계자들에 따르면 송인서적이 지난 2일 막지 못한 어음액은 80억원이다. 송인서적과 거래를 해온 출판사가 입을 피해액은 최대 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임프린트 출판사를 여럿 거느린 한 중견출판사의 경우 피해액이 4억원으로 알려졌고, 한 단행본 출판사는 피해규모가 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타 중소출판사둘의 피해액도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 규모로 특히 어음을 받고 있는 작은 출판사들의 피해가 커 연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해 1998년 법인화한 송인서점은 IMF때 한 차례 부도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 보문당, 고려서적 등은 청산절차를 밟았으나 송인서적은 출판사들이 구제하기로 결정, 기사회생의 길을 걸어왔다.
출판계는 송인의 자금력 취약이 이번 부도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외환위기 부도 당시 부채를 그대로 안고 있어 경영여건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불안했지만 출판사들은 일정부분 리스크를 안고 거래할 수 밖에 없었다”며, “옛정에 끌려 책을 주는 곳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송인 부도의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은 온라인서점, 대형서점화 추세속에서 도매서점이 설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구조적 문제이다
현재 도서유통의 절반을 온라인서점이 차지하고 있고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이 20%를 점유하고 있는 상태로 도매상의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 도서 유통변화에 도매상이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출판계는 도서정가제 이후 매출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 이번 부도가 출판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